국민 모두가 선거에 열광했다. 어디를 가나오나 정치 이야기였다. 정책이나 대한민국의 비전 보다는 양당 후보의 호불호(好不好)에 대한 개인 문제에 토를 다는 것이 대세였다. 이럴 때마다 나는 국민의식 수준을 생각하게 됐는데, 세계 경제대국의 반열에 들어선 우리나라의 대통령 선거쟁점이 이정도 밖에 안 되는가 하는 회의감이 들 정도였다. 양당의 후보자가 선거운동을 할 때만 해도 대한민국이 시끌벅적하더니 3월 10일 결과가 난 다음, 대통령인수위원회가 구성되고 내각명단이 발표되자 지금은 정부 각료들의 청문회가 이슈다. 0.73%라는 근소한 차이로 윤석열 후보가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윤석열 당선자가 48.56%를 득표, 이재명(득표율 47.83%) 후보에 0.73%p를 앞선 것은 우리나라 선거 사상 초유의 일이다. 윤 당선자는 검찰총장의 출신으로, 총장 사퇴 1년여 만이자, 정계 입문 9개월 만에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근소한 차이지만 일단 대통령에 당선되었기 때문에 새로운 윤석열 정부를 구성하고 이끌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는 것은 법적으로 당연하다. 취임도 하기 전에 너무 빠르게 어떤 사태가 올 것 같이 예단하는 것은 어딘지 정치 도의상 옳지 않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 15대 종정 취임 법회가 지난 3월 30일 오후 2시 한국불교 1번지인 조계사에서 3천 여 사부대중이 참석한 가운데 봉행됐다. 조계종은 물론 불교계 종교계 주요 인사는 물론,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정계의 중량급 인사들까지 참석한 무게감있는 종정 취임 법회였다. 모든 종교에는 그 종교의 수장이 있다. 종교의 성립이 교주(敎主) 교리(敎理) 구성원(신도)인데, 교주의 대를 잇는 자리는 종교마다 이름이 다양하다. 불교를 예로 들자면 석가모니 이래로 많은 종파가 명멸했고, 불교국가에 따라서 최고 수장의 명칭이나 성격이 변화해 왔다. 남방 상좌부 불교는 주로 동남아시아에 분포하고 있는데, 스리랑카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등지이다. 이들 나라는 대체로 인도에서의 상좌부 부파의 전통을 따르는데, 계맥(戒脈)을 중시한다. 그러므로 석가모니 직계제자인 우팔리 존자로부터의 구족계(具足戒)를 받은 율맥(律脈)에 근거하여 승단의 최고 수장(首長)을 선출한다. 동아시아 불교권인 중국 한국 일본 베트남은 경전(經典)에 의한 교맥(敎脈)에 따라서 승단의 최고 지위에 있는 지도자를 선출해 왔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경전이나 논장(論藏) 위주의 학맥(學脈)이 한동안
누구나 건강하게 살고픈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건강이란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또한 사실이다. 나이 들면 뭐니 뭐니 해도 머니(money)가 최고라느니, 건강이라느니 친구라느니 각자의 인생관 세계관 처해 있는 환경 등 자신의 관점에서 최고의 가치관을 말한다. 대체로 돈도 필요하고 친구도 필요하지만 건강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선 건강해야 행복하고 보람찬 노후를 보내게 될 터이니 말이다. 대개 사람들은 건강에 관해서 의사의 조언을 존중한다. 또한 신문이나 TV에 출연하는 건강전문가들의 말에 귀 기울인다. 그런데 명상이 건강에 좋다고 말하면 잘 믿지 않는다. 요가(yoga)도 사실은 우리나라에 진즉 소개되었지만, 미국에서 좋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수련하고 있다. 특히 여성들에게 알맞은 운동이라고 하니까, 많은 여성들이 따라하고 있다. 이 요가도 미국의 유명 여성 인기 스타가 좋다고 하니까 그런가보다 하고 한동안 요가가 유행했다. 명상도 몸에 좋고 정신건강에 이롭다고 하니까 너도나도 열성인데, 사실은 이런 불교의 명상법은 우리나라에는 신라, 고려 시대에 이미 들어와서 유행했는데 일반인들은 산중에 있는 스님들의 전유물로 생각해서 관심 밖으로
마음이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존재이다. 우리는 보통 육단심(肉團心)을 마음이라고 한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은 대체로 네 가지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사종심(四種心)이라고 하는데, 육단심肉團心), 집기심(執起心), 연려심(緣慮心), 자성심(自性心)이 그것이다. 첫째, 육단심은 육체에서 나오는 마음이다. 육단심은 육체의 감각으로 생기는 마음 때문에 아프면 소리를 지르고 고달프면 짜증을 내고, 건강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말하자면 희로애락이 즉각 나타나는 마음이다. 두 번 째, 집기심은 집착심을 말한다. 어딘가에 목적을 두고 집요하게 집중하는 마음이다. 세 번 째, 연려심은 눈에 맞으면 사랑하고 맞지 않으면 미워하는 추한 마음이다. 환경 여하에 따라 이렇게도 저렇게도 변하는 마음이다. 넷째, 자성심은 우리의 기본 양심이다. 그렇지만 이런 정도의 마음은 우리 인간의 보통의 마음 단계요 차원일 뿐이다. 불교는 욕계, 색계, 무색계, 출세간이라는 특유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마음이 일어나는 장소로 세상을 분류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욕계(欲界)라고 하는데, 이 사바세계는 욕망으로 가득한 세계이다. 무엇하나 하고 싶지 않은 것이 없는 세계가 바로 이
사람이 세상을 살다보면 걱정 없이 산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 인생은 어차피 걱정과 함께 살게 되어 있다. 아무 걱정 없이 세상을 사는 분들이 있다면 이런 분들은 정말 세상을 행복하게 사는 분들이다. 복잡한 세상을 등지고 깊은 산중에서 도를 닦고 무심(無心)으로 살아가는 도인들은 조용히 참선을 하면서 마음을 관찰해 보니, 사람에게는 무려 108종의 번뇌가 있음을 알게 됐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이런 깊이 따지고 생각하는 사색(思索)과는 거리가 멀어서 사람에게 108번뇌가 있다는 말을 이상하게 여길 것이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는 숨을 쉬면서 살아가는 생명체가 많다. 그 많은 생명체 중에서도 인간이란 동물은 정(情)의 동물로서 감정을 지닌 존재이다. 물론 어떤 동물에게도 어떤 현상을 보고 어떻게 느낌을 갖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인간이란 동물은 어떤 현상이나 일에 대하여 마음으로나 감정적으로 무엇인가를 생각하면서 느끼게 된다. 그러므로 사람은 유정(有情)의 존재라고 하며, 무생물은 무정(無情)의 존재라고 한다. 그런데 유정에게는 기쁘고 즐거운 감정보다는 슬프고 괴로운 감정이 더 많은데 특히 걱정하는 감정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런 걱정하는 번뇌가 무려 108가지나
중생들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희비가 엇갈리는 것쯤은 각오를 해야 한다. 삶이 고달프고 만만치 않다는 것은 당연한 우리 인간사의 실상(實相)이다. 부처님이 괜히 인간세계를 사바세계라고 표현한 것이 아니다. 사바세계는 고통의 세상이다. 그런 고통을 벗어나기 위해서 출가하여 무소유의 유랑생활을 하면서 답을 찾아 각고의 정진을 하였다. 결국 답을 얻었는데, 그것은 이 세상은 연기법(緣起法=상호의존관계)이라고 설파하면서 중도(中道)를 닦아서 자유해탈(열반)을 얻음으로써 고통을 벗어난다고 하였다. 중도(中道)란 무엇인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정도(正道)를 의미한다. 중도나 정도는 포용과 화해로 상생하면서 실현되는 것이지 서로 갈등하고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성취되지 않는다. 이번 제20대 대통령 선거전을 보면서 우리 사회의 양극화 현상에 대해서 많은 것을 생각해 봤다. 이렇게 우리사회가 양극화되었는가 하는 문제이다. 9일 밤 개표를 지켜보면서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하다가 이재명 후보가 조금 앞서가는 듯 엎치락뒤치락 하다가 자정을 지나면서 윤석열 후보가 상승 곡선을 타더니 끝내는 아주 근소한 차이로 승리했다. 양진영의 지지자들은 정말 손에 땀이 날 지경이었을 것이다. 출구조
삶은 전쟁이라고 한다. 한 개인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일은 결코 간단하고 단순하지 않다. 그러므로 어린 자식들은 부모의 보살핌이 없다면 어떻게 드넓은 세상을 헤쳐 나가겠는가. 너무나 원론적이고 상식적인 이야기다. 비단 어린이만이 아니다. 요즘 시대에는 성인도 정부가 어느 정도 보살펴 주지 않으면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 되어 가고 있다. 그러므로 대통령으로 어떤 마인드를 갖고 있는 후보를 뽑느냐는 중요한 문제이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개인의 역량도 필요하지만 지금의 시대는 정부의 캐어도 너무나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대권후보에 관심을 갖고 저마다 자신이 지지하고 좋아하는 후보를 홍보하고 편을 들어주는 것 또한 민주시민의 권리이긴 하다. 대한민국은 지금 선거전쟁 중이다. 누가 이기느냐에 집중되어 있다. 대권을 잡으면 앞으로 대한민국을 어떻게 어디로 이끌어 가겠다는 것보다는 상대의 허점을 공격해서 상대후보의 지지를 하락시켜 정권을 잡아야만 한다는 선거전술이 판을 치고 있다. 주위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대권후보의 정책이나 비전에 대한 찬성이나 반대보다는 후보나 후보 부인의 호불호(好不好)에 좌우되어 목청을 높이는 것이 선거 국면의 진풍경이다. 단일화 문제만 해도 정책연
불교가 인도에서 생긴 이래로 수많은 사람들이 출가하여 무소유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싯다르타 고오타마가 걸었던 길을 걷는 것이다. 그것은 단 하나만의 이유로 세상의 모든 부귀도 영화도 다 버리고 오로지 한 가지 목적을 향하여 끝없는 정진의 길을 가는 것이다. 인도에서는 이런 사람들을 ‘쉬라마나’라고 불렀다. 유행승(遊行僧)이라고 설명할 수 있는데, 진리를 찾아 떠도는 구도자(求道者)이다. 세속적 관점에서 본다면 삶을 너무나 무의미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치부할지 모르겠지만, 이런 분들이 있기에 인류의 정신사는 발전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만을 타기 위하여 생존경쟁을 벌인다면 이 세상은 살벌한 이전투구의 싸움판이 되고야 말 것이다. 인도 불교는 중국에 전해지면서 중국문화와 사상과 대충돌을 겪는다. 서로 용해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신불교가 나타나는데, 이른바 선종불교(禪宗佛敎)가 그렇다. 선종의 전통을 보면, 선종의 기원은 고타마 붓다가 영산회상(靈山會上)에서 말없이 꽃을 꺾어 보였을 때 제자들 중 오직 마하가섭만이 그 뜻을 이심전심으로 이해하고 웃음을 지었다는 염화미소(拈華微笑)와 염화시중(拈華示衆)의 일화에서 시발하고 있다. 중국에
대개 사람들은 몸 건강을 많이 생각한다. 그렇지만 마음 건강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마음이 편해야 몸도 편하다. 그런데 우리는 몸만을 주로 생각한다. 물론 몸도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해지는 것은 맞다. 몸이냐 마음이냐 따지기 보다는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게 사는 심신일여(心身一如)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는 것이 우리 모두의 보편적인 경향이다. 그런데 말로는 쉽지만 심신의 조화란 사실상 쉬운 것이 아니다. 몸도 그렇다. 인체의 구조란 것이 그리 간단한 구성체가 아니다. 사람의 몸은 머리, 목, 몸통, 두 개의 팔과 다리로 이루어져있다. 사람의 몸 건강은 대체적으로 운동이나 식사법에 많이 좌우된다고 볼 수 있다. 유전에 의한 요소가 강하다고들 하지만 신체 타입이나 신체의 성분도는 영양에도 적잖은 영향을 받는다고 본다. 성인을 기준으로 온몸의 세포는 대략 30조 개에 달하는 세포로 이뤄져있다고 한다. 각 부분의 유기체는 필수적인 생명 기능을 수행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들에는 순환 체계, 면역 체계, 호흡 체계, 소화 체계, 배설 체계, 근육 운동, 신경 운동, 남성과 여성의 생식 등이 포함된다. 사람의 몸은 조직체와 세포로 크게 구분하는데,
계절의 순환은 어김없다. 우주자연의 이법(理法) 앞에는 어떤 종교나 이념도 무색해진다. 계절의 변화 앞에서 누구의 조작이나 의지에 의해서 세상이 돌아간다고 한다면 설득력이 약하다. 중국 상고시대에 이미 24절후가 발견돼서 현재에까지 절기(節氣)의 법칙이 그대로 운행되고 있다. 오늘(2월 4일)은 음력으로 1월 4일이다. 24절후 가운데 입춘에 해당되는 날이다. 올해 입춘은 오전 5시 51분에 시작된다. 입춘은 문자 그대로 봄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심신이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모르긴 해도 며칠 전 부터 봄이 오는 소리를 듣고 있을 것이다. 땅속에서는 이미 봄기운이 싹트고 있는 것이다. 예로부터 입춘이 되면 동풍이 불고, 얼음이 풀리며, 동면하던 벌레들이 깨어난다고 하였다. 물론 입춘 절기가 중국의 화북 지방을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우리나라에서는 기상(氣象)이 다소 불규칙적이긴 하지만 대체로 이때부터 봄기운이 도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때로는 북쪽 몽골 고원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이 매우 추울 때도 있다. 음력으로는 대개 정월이므로 새 해를 상징하기도 한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이날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이란 글을 써서 대문 기둥이나 대들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