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학교급식 식중독 '예견된 인재'

  • 등록 2014.05.27 18:3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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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학교 519명 집단 식중독 의심증상...진미푸드서 납품 조사 중
2012년 식중독 사고후 경인식약청.인천시교육청 등 대책 뒷짐만





때 이른 무더위로 5, 6월 식중독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인천의 7개 학교에서 급식을 먹은 학생들이 식중독 의심 증세를 보여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이들 학교는 모두 한 업체로부터 김치를 납품받은 것으로 확인돼 2012년 김치에 의해 발생한 대규모 식중독 사고가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7일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24, 25일부터 현재까지 학익초(49명), 도화초(161명), 동방초(34명), 석정중(104명), 성리중(69명), 인천전자마이스터고(86명), 상인천여중(16명) 등 7개 인천지역 학교 519명의 학생이 설사, 복통 등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이 1차 조사를 벌인 결과 이들 학교는 모두 인천 계양구 작전동 소재 진미푸드에서 김치를 납품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시교육청은 7개 학교에 김치류를 공급한 진미푸드가 인천 지역 전체학교 공급(51개교)을 중단시킨 상태다. 경인지방식약청은 진미푸드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숙성돼 발효된 김치의 경우 식중독을 일으키는 균이 생성되지 않지만 열무김치처럼 완전히 숙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먹는 김치류의 경우 식중독 우려 가능성이 있다.


보건당국은 원인자를 파악하기 위해 김치를 포함해 학생들이 지난 주 먹은 음식물 등에서 가검물을 채취, 역학 조사에 들어갔다.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식중독 원인에 대한 정확한 결과는 해당 학교의 최근 1주일치 보존식과 가검물을 수거해 분석하고 있는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과 경인지방식약청 조사가 끝나야 알 수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들 학교가 모두 한 업체에서 김치를 공급받았고 2012년 대량 식중독 발생때처럼 김치가 식중독 발병의 원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들 학교와 같은 업체로부터 김치를 납품받은 51개 학교에 거래를 중단토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식중독 잠복기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앞으로 의심 환자가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번에 발생한 식중독 의심 사고는 이미‘예견된 인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2년 가림초, 장도초, 박문초, 성리초, 부광고, 산곡여중, 과학고 등 인천 소재 학교에서 무려 9월 한달간 총 1642명의 식중독 환자가 발생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식중독 사고가 일어났다. 앞서 4월과 5월에는 222명의 환자가 발생한 것까지 포함하면 총 1864명으로 지난 2006년 위탁급식을 운영하던 CJ푸드시스템(현 CJ프레시웨이)의 식중독 사태 당시 발생한 총 1569명보다 무려 295명의 환자가 더 발생했다.


2012년 식중독 사고 당시에도 인천지역 보건당국은 대책마련에 별다른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아 또 다시 이번 사고가 재현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일었었다. 또 식중독 역학조사 결과 역시 시교육청으로 제대로 전달조차 되지 않는 등 보건당국이 식중독과 관련한 대책 마련에 뒷짐을 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인천시교육청은 총 4번에 걸쳐 유관기관 간담회 정례화를 요구했지만 경인식약청은 기존 진행하고 있는 교육이 있어 두번이면 충분하다며 거부한 바 있다. 또 김치가 식중독 사태에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김치 제조업체가 제품 출하전 간이검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에 대해 인원부족을 이유로 들며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역학조사를 담당하고 있는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은 유관기관 합동 간담회에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결국 인천시교육청은 '식중독 제어를 위한 김치 발효 조건'이라는 한국식품연구원 자료를 배포해 학교 영양사가 김치에 대한 산도 검사를 직접 실시하도록 조치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번 식중독 사태에서 학교별로 가지고 있는 산도 검사기는 제 구실을 하지 못했다. 미숙성 상태에서 공급된 탓에 식중독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숙성돼 발효된 김치의 경우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균이 생성되지 않는 반면 열무김치처럼 완전히 숙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먹는 김치류의 경유 식중독 균 생성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황인선,노태영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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