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투데이 = 조성윤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부품연구동에서 개최된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시스템반도체 육성을 통한 종합반도체 강국으로의 발전 비전을 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비전 제시를 통해 “메모리반도체는 독보적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는 2030년까지 파운드리 세계 1위와 팹리스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해 종합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메모리반도체 분야 세계 1위를 도약대 삼아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것”이라며 “지금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한국산 제품에 ‘첨단’을 넘어 ‘미래’를 담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부는 5대 중점대책을 내놨다. 팹리스는 공공수요 2600만개 등 대대적인 수요를 창출하고 1000억원 규모의 전용펀드 등 신설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성장기반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파운드리는 기업 투자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세제와 금융지원을 확대하며, 디자인하우스 육성 등 시스템반도체 생태계도 조성한다.
연세대와 고려대 등에 졸업 뒤 채용이 우대되는 반도체 계약학과를 신설하는 등 전문인력도 2030년까지 1만7000명을 양성한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차세대 반도체 기술개발에 앞으로 10년동안 1조원 이상 투자도 진행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2030년까지 파운드리 세계 1위, 팹리스 시장 점유율 10% 달성, 2만7000명의 신규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이처럼 지원 계획을 밝히고 나선 것은 시스템반도체 시장이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주름잡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1.5배에 이르기 때문이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에 견줘 가격안정성도 상대적으로 높고,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차 등 이른바 ‘4차산업혁명’ 기술과 접목돼 앞으로도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국내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3% 수준에 불과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는 사람과 기술에 집중 투자하겠다”며 “반도체 분야 국가 아르앤디(R&D·연구개발)를 확대하고 유망 수요기술은 정부 아르앤디에 우선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1조원 수준의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해 차세대 반도체 원천기술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라고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삼성전자·에스케이하이닉스·디비(DB)하이텍·실리콘웍스 등 시스템반도체 분야 주요기업 42곳과 현대모비스·엘지(LG)전자·한전 등 수요기업 10곳, 고려대·성균관대·연세대 총장 등 학계·연구계 40여명 등이 참석했다. 자동차·바이오 등 수요기업과 팹리스·파운드리 기업 등 25개 기업·기관이 시스템반도체 상생협력 엠오유(MOU)를 체결했다.
이날 행사에서 세바스찬 승 프린스턴대 교수는 “인공지능 구현의 핵심부품인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이 아직 약세이나, 여러 기술적 성과를 통해 세계를 놀라게 한 잠재력이 있으므로 또 한번 현명한 투자를 한다면 전세계의 번영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파운드리 세계 1위 도약을 위한 삼성의 전략을 발표하고 팹리스 및 장비소재 업체와 상생협력 계획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행사 종료 뒤 삼성전자 이유브이(EUV)동 건설현장을 방문해 공정진행 상황과 향후 투자계획에 대한 설명을 듣고 현장직원을 격려했다. 이유브이 기술은 극자외선을 이용해 반도체 웨이퍼 회로를 더 미세하게 만드는 기술을 말한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이유브이동은 지난해 2월 착공해 내년 2월 가동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