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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칼럼] 6.25전란을 기억하자

어제 저녁에 사관학교 시절 친구가 모친상을 당했다고 해서 분당에 있는 병원의 장례식장을 다녀왔다. 모친이 향년 95세이어서 호상이라며 음료수만 마시고 일어서려다 형제가 몇인지 물어보고 부친은 언제 작고했느냐고 물으니 부친은 6.25 때 돌아가시고 친구는 유복자로 태어났다는 것이다. 의외로 사관학교 동기생들 중 부친이 없는 친구들이 많다. 그 사연을 물어보기가 어쭙잖아 그냥 넘겨왔는데 오늘 이 친구도 그 중에 하나였다.

 

사관학교 1학년 휴가 때 대구에 있는 동기생 집을 방문했을 때 그 친구도 홀로된 모친이었고 바로 위의 형은 사관학교 선배였다. 사관학교 동기생들은 거의가 6.25 전쟁 중에 태어났다. 그래서 아버지가 없다는 소리를 듣기가 싫어서인지 가족 이야기는 가급적 하지 않았던 것 같다.


6.25전쟁은 우리민족에게 큰 상처를 주었지만 전쟁터에서 남편을 잃고 홀로된 여인은 더 큰 불행 속에서 살아왔을 것이다. 더욱이 자녀들까지 있었다면 그 삶이 얼마나 고되었을까? 그렇게 공들여 키운 자식을 직업군인으로 만들어 나라에 바칠 생각은 어떻게 했을까? 나라 위해 희생한 남편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맘이었을까?

 

우리나라 역사를 되돌아보면 끊일 새 없는 전쟁의 참화 속에서 백성들은 모질게도 생명을 이어오며 살아왔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아들을 군대에 보내면 어머니는 전쟁터에 보내는 것처럼 눈물을 글썽이며 안절부절 못한다. 우리나라 어머니의 머릿속에는 ‘아들을 군대에 보내면 죽는다.’라는 DNA가 들어 있는지도 모른다. 


유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6.25 전쟁이 일어난 지 70년이 지났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뼛속 깊이 남은 상처를 어찌 치유할 수 있을까?  이름 모를 산하에서 나라를 위해 싸우다가 죽어간 젊은이들은 국립묘지에 잠들어 있고 남편 없이 가난의 굴레 속에서 홀로 자식들을 키우느라 고생했던 꽃다운 젊은 여인들도 이제는 남편이 묻힌 묘역에 합장되고 있다. 그들의 가슴속에 박힌 애절한 사연은 누가 들어주며 그 원한은 누가 갚아줄 것인가? 


한 때 6.25 북침설을 주장했던 무리들은 이들 영령들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한다. 다행히 1994년 옛 소련의 문서들이 공개되면서 6.25의 북침설은 허구임이 백일하에 드러났으나 북한은 아직도 남침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북침설을 계속 주장하면서  남침에 대한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6월은 녹음이 우거지는 계절로 전쟁을 일으키는 북한 측에서 보면 하지가 끼어 낮 시간이 길고 병력이나 무기를 은폐 엄폐할 수 있는 좋은 전투조건이었을 것이다. 이와 같이 북한은 절기가 가진 이점을 최대한 이용하고 남한의 취약한 시기를 노려 단숨에 남한을 점령하려 했던 것이다.


1950년 1월 미국은 극동방어선에서 한반도를 제외한다는 에치슨라인을 선언한 후 미군이 철수하고 남한은 무주공산이었다. 이때 전쟁준비를 끝낸 북한은 남침을 감행하였다. 당시 우리 군은 탱크를 앞세워 갑자기 밀어닥친 북한군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북한 인민군은 사흘 만에 서울을 점령하였고 서울의 많은 문화유산들이 약탈당했다. 남한 정부는 선조가 서울을 비우고 의주로 몽진하듯이 수도를 대전, 대구, 부산으로 이전하여 피난하기에 바빴다.


우리의 안보가 얼마나 허술했던지 마치 조선시대의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되풀이하는 모습이었다. 북한은 단숨에 한반도의 대부분을 점령한 후 시도, 시군, 면 단위별로 인민위원회를 조직하여 통치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유엔군이 전쟁에 개입하여 이 나라를 지켜주었기에 우리는 공산화 일보 직전에서 구출될 수 있었다.


지금도 북한은 핵무장을 하고 언제 어떤 일을 획책할지 모르는 위험한 집단임에 틀림이 없다. 지난날을 비추어볼 때 우리정부는 늘 북한에 당하기만 했다. 천안함 사건의 경우는 당하고 나서도 엉뚱하게도 우방에서 공작했다느니 6.25의 북침설 같이 터무니없는 내부분열을 일삼기만 했다. 남북 간에 온전한 평화가 도래할 때까지는 북한에 빌미를 주어서는 안 된다.


국제사회에서의 정의는 힘이다. 힘이 없는 나라는 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 자유우방과의 연대도 굳건히 하고 자체방어력을 완벽하게 갖추어 북한의 침략을 막을 수 있는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나라의 안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유월을 맞아 정부와 국민들은 6.25와 같은 전란이 이 땅에 다시는 오지 않도록 다 같이 정신적인 무장을 확고히 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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