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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부터 증류식 소주까지…설 명절, 지역 전통주로 떠나는 로컬 여행

서울 ‘장수 생막걸리’, 강원도 ‘감자술(서주)’, 전라도 ’이강주’, 제주도 ‘고소리술’ 외
지역별 특성을 바탕으로 한 원재료 사용, 고서의 전통방식으로 복원한 전통주까지 다양

[뉴시니어 = 조성윤 기자] 예로부터 우리 설에는 ‘도소주(屠蘇酒)’라는 술이 있었다. 도소주는 계절과 절기에 맞춰 빚어 마시던 세시주(歲時酒)로, 새해 첫 술을 나누며 한 해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시대가 바뀌며 도소주라는 이름은 낯설어졌지만, 명절에 술이 맡는 역할만큼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 사이에서 술은 자연스럽게 대화를 열고, 명절 상차림에 이야깃거리를 더하는 매개가 된다.

 

이번 설 연휴를 맞아 각 지역의 특징을 담은 전통주를 통해, 집에서도 즐길 수 있는 ‘지역별 전통주 지도’를 소개한다.

 

◆ 서울미래유산 선정된 118년 전통의 서울 대표 탁주, ‘장수 생막걸리' 

이번 설 연휴, 귀향·귀성객 수요는 최대 3,218만 명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이 서울 및 수도권에서 출발해 전국 곳곳의 고향으로 향하는 것으로, 고속도로로는 설날 당일에는 최대 667만까지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설 연휴, 고향을 찾는 길에 혹은 가족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는 명절 술로 서울을 대표하는 전통주를 떠올려볼 만하다. 그 중심에 있는 술이 서울장수의 ‘장수 생막걸리’다.

 

‘장수 생막걸리’는 1909년 서울 무교동에서 시작된 양조 역사를 포함하여, 서울 곳곳의 양조 전통이 모여 만들어진 공동 브랜드다. 현재는 서울 내 5개 연합제조장 및 서울탁주제조협회 산하의 서울장수주식회사가 생산을 맡으며, 서울과 수도권을 대표하는 생활 주류로 자리 잡아왔다.

 

이 같은 역사성과 지역성은 2016년 서울시로부터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되며 특정 지역 특산주라기보다, 도시 문화와 시민의 삶 속에 깊이 뿌리내린 생활 주류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서울이라는 도시의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져 온 전통주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서울미래유산은 서울시가 미래 세대에 전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역사·문화 자산에 부여하는 상징적 지정으로, 시민의 기억과 애정을 담은 일상의 유산에 주어진다.

 

장수 생막걸리는 효모가 살아 있는 생막걸리의 고유의 신선함에 집중한 술이다. 전통 막걸리의 본질인 ‘신선함’을 전달하기 위해 재고를 쌓기보다, 매일 이른 새벽 술을 빚어 당일 전량 병입∙출고하는 시스템을 이어오고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는 갓 빚은 술의 신선함을 가장 가까운 상태로 맛볼 수 있다. 이러한 생산 방식은 생막걸리 특유의 청량한 맛과 질감을 살리는데 기여하며, 기름진 전∙구이류 등 명절 음식과도 무난한 조화를 이룬다.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일상적으로 사랑받아 온 장수 생막걸리는, 도시의 식문화와 함께 이어져 온전통주다. 이에 설 명절을 앞두고 준비하는 술로도 부담이 없어, 일상의 익숙함을 담은 대표적인 명절 술로 손꼽힌다.

 

◆ 강원도의 땅을 담은 이색 전통주, 감자술 ‘서주’

강원도는 감자를 중심으로 한 토속 식문화가 발달한 지역으로, 이를 술로 풀어낸 전통주가 바로 감자술 ‘서주’다. 서주는 강원도산 감자를 주원료로 빚은 증류식 소주로, 지역 농산물의 특성을 살린 독창적인 전통주로 주목받고 있다.

 

감자 특유의 담백하고 부드러운 질감이 술에 고스란히 담겨, 알코올 도수에 비해 목 넘김이 순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향이 과하지 않아 전·나물·구이류 등 담백한 명절 음식과도 조화가 좋다.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술이라는 점에서 강원도의 자연과 생활문화를 함께 전하는 감자술 서주는, 명절 상차림에 색다른 이야깃거리를 더해주는 지역 대표 우리술로 손꼽힌다.


대표적인 감자술 양조장에는 오대서주양조장의 '평창 서주 감자술'가 있다. 오대서주양조장의 평창 서주 감자술은 감자(약 70%)와 백미(약 30%)를 누룩, 정제수와 함께 사용한 약주로, 청와대 만찬주와 명절 선물로 선정될 만큼 품질과 맛을 인정받았다.  

◆ 독특한 향의 조선시대 3대 명주, 전라도 ‘전주이강주’   

‘이강주’는 전라북도 전주를 중심으로 전해 내려오는 대표적인 전통 증류주로, 이름은 주원료인 ‘배(梨)와 생강(薑)’에서 유래했다. 조선시대 3대 명주 중 하나로 꼽히며, 전통 방식과 귀한 재료가 조화된 고급 술로 오랜 역사와 품격을 자랑한다.

 

이강주는 누룩과 증류주를 기반으로 배, 생강, 강황, 계피, 꿀 등을 함께 숙성해 풍부한 향과 부드러운 맛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전통적으로 잔치와 손님 접대, 명절 제사상에도 올려지는 술로, 기름진 명절 음식과도 좋은 조화를 이루는 전통주로 평가받는다. 독특한 향이 나며, 마신 후에도 뒤가 깨끗해 과음을 해도 부담이 없는 고급명주다.

 

◆ 달달한 끝맛이 일품인 충청도 ‘한산소곡주’

한산소곡주는 지역 전통주 중에서도 인지도가 높다. 2015 한·중·일 정상회의 때 공식 만찬주로 쓰인 이후 전통주 애호가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충청남도 한산은 전부터 술을 가마째 담글 정도로 가양주 문화가 발달한 곳으로, 2024년 기준 운영 중인 양조장은 약 70여개 정도이다. 소곡주는 찹쌀, 누룩, 물을 넣고 3일간 발효한 것에 찹쌀밥을 풀어 넣고 100일간 항아리에 넣어 다시 발효하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술의 도수는 18도 내외로 약간 높은 편이나 은은하게 달달한 맛에 취하는 경우가 많아 ‘앉은뱅이 술’이라는 별명이 있다. 여기에 각각의 양조장들이 메주콩·국화· 생강 등의 부재료를 더 해 저마다의 특색을 더 한다.

 

◆ 대한민국 전통 증류식 소주의 현재, 경상도 ‘안동소주’

 경상북도 안동은 우리나라 증류식 소주의 전통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지역이다. 안동소주는 조선시대 사대부가를 중심으로 이어져 내려온 전통 증류주로, 쌀과 누룩으로 빚은 술을 소줏고리로 증류해 만든다.

 

불필요한 향이나 단맛 없이 담백하고 단정한 풍미가 특징으로, 깔끔한 맛 덕분에 기름진 명절 음식은 물론, 간이 센 전·찜류와도 조화가 좋다. 알코올 도수는 20도 후반부터 40도 이상까지 다양해, 취향과 자리 성격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현재 안동 지역에서는 명인·가양주·양조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안동소주가 생산되고 있으며, 전통 방식과 현대적 해석을 아우르며 지역을 대표하는 우리술로 자리 잡고 있다.

 

그 중 3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명인안동소주’는 100년 기업으로, 가문의 500년 전통과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제조 철학과 품질 경쟁력이 국내는 물론 중국 등의 해외 시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 척박한 자연에서 좁쌀로 빚은 한 잔, 제주도 ‘고소리술' 

 고소리술의 주원료는 쌀이 아닌 ‘좁쌀’이다. 제주의 땅은 화산재로 물이 잘 빠지는 토질로 벼농사가 어려웠기에 대신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조·보리·메밀 등의 잡곡을 키웠다.

 

제주도를 대표하는 전통 증류식 소주인 고소리술은 제주의 좁쌀·누룩·지하 암반수를 발효한 뒤 만든 증류주이다. ‘고소리’라는 전통 ‘소줏고리(증류 장치)’에서 떨어지는 술방울을 모아 만든 것으로, 제주 전통 양조 방식의 깊은 맛과 향을 이어왔다.

 

알코올 도수는 약 40도로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깔끔한 목 넘김과 은은한 향이 있어 제주 전통 음식과도 잘 어울리며, 청정 제주 자연의 공기처럼 투명하고 부드러운 풍미가 특징이다.

 

고소리주를 생산하는 제주샘 영농조합법인(이하 제주샘주)은 제주의 전통 문화와 식재료를 이용해 술을 빚고 있는 양조장이다. 고소리술이나 오메기술 등 제주 전통주를 보다 대중화해 많은 이들이 쉽게 제주의 술을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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