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시니어 = 조성윤 기자] 노년기 접어들면 이유 없이 허리가 굽고 키가 줄어들며, 살짝만 넘어져도 골절이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골량과 근육량의 감소가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골다공증 환자는 2020년 약 105만 명에서 2024년 132만 명으로 증가했으며, 역학 연구에서는 65세 이상 인구의 약 5~15%가 근감소증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의학계는 이 두 질환이 서로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상호작용에 주목하며 골근감소증이라는 통합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추세다. 뼈의 강도뿐만 아니라 이를 지탱하는 근육의 지지력을 함께 관리해야 100세 시대에도 바로 선 척추를 유지할 수 있다.
강북힘찬병원 신경외과 정기호 병원장은 “척추는 단순한 뼈 구조가 아니라, 이를 지탱하는 근육과 인대, 신경이 함께 작동하는 복합 구조물”이라며 “노년기에 골량과 근육량이 동시에 감소하면 척추체의 강도와 지지력이 급격히 떨어져 만성 통증은 물론, 작은 충격에도 압박골절이나 협착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진다”라고 설명했다.
골량과 근육량 감소, 척추 변형과 골절 일으켜
골량 감소는 척추 압박골절의 주요 위험 요인이다. 대한골대사학회의 골다공증 진료지침(2022)에 따르면 골밀도가 낮을수록 척추체의 구조적 안정성이 급격히 저하되어 미세골절 위험이 증가한다. 골밀도가 낮아진 척추뼈는 기침을 하거나 물건을 집는 등의 가벼운 일상 동작만으로도 압박골절이 발생하기 쉽다. 한 번 주저앉은 척추뼈는 복원이 어렵고, 이는 척추가 앞으로 굽는 후만 변형으로 이어진다. 또한 척추체의 변형으로 인해 신경 통로가 좁아지면 하지 방사통이나 보행 장애를 동반하기도 한다. 만약 키가 3cm 이상 줄었거나 등이 굽고, 기침이나 재채기 시 등·허리 부위 통증이 반복된다면 이미 척추 부위의 미세 압박골절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만약 근감소증이 동반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척추 주변의 코어 근육은 척추 마디마디를 고정하고 하중을 분산하는 역할을 한다. 근육량이 줄어 이 지지력이 약해지면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하고, 이는 다시 미세골절을 유발하는 악순환을 만든다. 2024년 학술지 The Spine Journal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척추 수술 후 근감소증이 있는 환자는 비근감소증 환자에 비해 기능 개선 정도가 낮고 통증 완화 효과도 제한적이었으며, 수술 후 회복 속도 또한 현저히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이 성공적이어도 지지해 줄 근육이 없으면 인접 부위 골절이나 질환 재발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근육은 마이오카인(Myokine)이라는 물질을 분비해 골 형성을 촉진하는 내분비기관 역할도 수행한다. 근육이 줄어들면 골밀도가 더 빠르게 떨어지게 된다. 근육 부족으로 인한 균형 능력 저하는 낙상 위험을 높이고, 이는 고관절 골절로 이어져 노년기 사망률을 높이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고령자 골량과 근육량 통합 관리 필요
노화로 인한 척추의 무너짐을 막기 위해서는 골량과 근육량을 동시에 사수하는 통합 전략이 필요하다. 우선, 체중 부하 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뼈는 물리적 부하(스트레스)를 받을 때 골세포가 활성화되어 더 단단해진다. 걷기나 계단 오르기처럼 체중 싣는 운동과 스쿼트, 밴드운동 같은 저항성 운동을 병행하면 골밀도를 높이고 척추 기립근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다만 이미 척추질환이 있다면 과도한 허리 굴곡이나 회전 운동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의 지도가 필수적이다.
영양관리 측면에서는 칼슘·비타민D·단백질의 충분한 섭취가 필수다. 칼슘은 뼈, 단백질은 근육의 재료가 되며, 비타민 D는 칼슘 흡수를 돕고 골대사에 관여하여 근육 기능 유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하루에 칼슘 800~1,000mg, 비타민D 800IU, 단백질은 체중 1kg당 1.0~1.2g 수준의 섭취가 권장된다. 비타민D 합성을 위해 하루 20분 이상 햇볕을 쬐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뿐 아니라 근육량도 확인해 골절 위험도를 예측하고 골다공증, 근감소증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척추 질환이 이미 진행 중인 환자라면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골다공증 치료제 복용과 병행하여 근육 소실을 막는 재활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강북힘찬병원 신경외과 정기호 병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이나 디스크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더라도, 이를 지탱할 근육이 없으면 인접 마디의 문제로 이어져 수술을 받는 경우가 생긴다”라며 “뼈와 근육을 모두 관리하는 습관이야말로 낙상과 척추 부상을 예방하고 노년의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는 방법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