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김진수 칼럼> 진정한 행복이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행복은 약간 모자라거나 부족한 데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행복이란 어떤 상태에 만족하는 것인데 너무 많거나 큰 것을 원한다면 결코 행복은 누릴 수 없다. 또한 행복은 멀리 있다기보다 내 주변 가까이 소소한 데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토요일 광진구 행복연구소 설립행사에 초청을 받고 축사를 한 적이 있다. 지자체에서 주민들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열정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행복연구소에서 무엇을 하는지가 궁금하였다. 행사 후 설명에서 주민들의 행복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계획하다가 우선 행복연구소를 개소부터 했다는 것이다. 


행복이란 누구나 추구하는 삶의 목표이면서도 손에 잡힐 수 있도록 이것이 행복이라며 딱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행복은 각자가 얻을 수 있는 길을 스스로 찾을 수 있겠으나 일선 행정기관이 주민들의 행복을 위해 행복기구를 마련한다는 것은 다소 의외의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정부가 주민들의 행복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란 정부정책이나 생활주변 환경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길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나아가 사회 취약계층인 어린이, 장애인, 노인들의 어려움이 무엇인지 또는 오늘날 화두인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어 고민한다면 도와줄 일이 없는지 찾아보는 등 더불어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일일 것이다.


행복에 대한 정의도 가지각색이어서 정확하게 무엇이 행복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학자들은 개인이나 사회가 갖추어야 할 행복의 조건들을 제시하고 있다. 소크라테스는 우리가 무엇이 선한 것인지를 안다면 행복한 삶이 가능하다며 선하게 살면 행복한 것이라고 말한다. 플라톤은 인간의 정욕, 의지, 이성이 각각 절제와 용기 그리고 지혜의 덕을 갖추고 질서 있는 조화를 이룰 때 인간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도덕적인 면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관능 위주의 극단적인 행복론을 주장하는 프랑스 작가 스탕달은 대담한 행위나 전율감과 격렬한 관능 그리고 애욕 속에 진정한 행복이 있다고 보고 그는 모든 사회적이고 도덕적인 가치를 버리고 자유롭게 지성을 훈련하고 정열을 발산시키면서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의 본명 벨에서 유래한 관능 위주의 행복론 벨리즘은 스탕달의 대표작 ‘적과 흑’에서 주인공 쥘리앙 소렐을 통해 구체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 


철학자이자 공리주의 경제학자 제레미 벤담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실현’을 인생의 목적으로 보고 행복을 극대화하기 위해 쾌락을 늘리고 고통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쾌락과 고통의 양을 수치화해 ‘행복 계산법’을 고안하고 계산을 통해 산출된 총 쾌락에서 총 고통을 뺀 것이 순 쾌락이고, 순 쾌락이 클수록 행복하다고 보았다. 그리고 정부가 사람들에게 큰 고통을 주기 때문에 사회 전체의 행복을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을 줄여 경제적 자유방임을 이뤄야 사회 전체의 행복이 늘어나고 부가 보다 평등하게 분배돼야 사회 구성원 전체의 행복이 늘어난다고 믿었다. 


개인이나 사회가 행복을 얻기 위해 제시하는 행복의 조건으로 도덕주의나 쾌락주의 같은 이론도 있을 수 있겠으나 일선행정기관에서는 실제로 삶의 현장에서 행복하게 함께 살아가는 소소한 행복거리를 찾아보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다. 빈곤 노인들이나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어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경제적으로 자립이 가능한 사람들에게는 삶의 보람을 찾을 수 있도록 봉사활동의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고 여가를 선용하는 프로그램을 활용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고령인구가 늘어나는 우리나라는 선진국이 시행하는 노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노인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외로움을 덜기 위해 아르바이트 청년을 활용한 노인 말벗프로그램도 좋고 동네편의점에 휠체어를 타고 들어갈 수 있도록 공간을 넓게 하여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재래시장이 상인위주의 시설보다는 자주 이용하는 고령자들을 위해 군데군데 벤치를 두어 고객중심의 시설을 마련하는 것도 행복의 다리를 놓는 좋은 방편이 될 것이다.

 

행복의 기준을 도덕이나 선에 두든, 관능이나 쾌락에 두든 그것은 인간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결국 행복이란 개인이 각각 자기의 삶에서 어느 정도의 만족감을 가지는 것이다. 진정한 행복이란 내 중심의 이기적인 행복이 아니라 이웃의 어려움이나 고통을 함께 나눌 때 찾는 행복이어야 한다.

 

그래서 행복연구소의 역할은 지역사회 주민들이 행복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자원봉사프로그램이나 정신적 물질적 또는 재능기부 등의 기회를 만들어 주민들에게 제시하는 프로그램이 되어야 할 것이다. 아무튼 광진구 행복연구소의 성공적인 운영과 결실로 한국사회에 행복한 삶의 계기를 제공하는 단초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NEWS

더보기

배너

포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