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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검스님 칼럼> 마음 챙김과 노후건강(1)

독약보다 해로운 108번뇌

사람이 세상을 살다보면 걱정 없이 산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 인생은 어차피 걱정과 함께 살게 되어 있다. 아무 걱정 없이 세상을 사는 분들이 있다면 이런 분들은 정말 세상을 행복하게 사는 분들이다.

 

복잡한 세상을 등지고 깊은 산중에서 도를 닦고 무심(無心)으로 살아가는 도인들은 조용히 참선을 하면서 마음을 관찰해 보니, 사람에게는 무려 108종의 번뇌가 있음을 알게 됐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이런 깊이 따지고 생각하는 사색(思索)과는 거리가 멀어서 사람에게 108번뇌가 있다는 말을 이상하게 여길 것이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는 숨을 쉬면서 살아가는 생명체가 많다. 그 많은 생명체 중에서도 인간이란 동물은 정(情)의 동물로서 감정을 지닌 존재이다.

 

물론 어떤 동물에게도 어떤 현상을 보고 어떻게 느낌을 갖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인간이란 동물은 어떤 현상이나 일에 대하여 마음으로나 감정적으로 무엇인가를 생각하면서 느끼게 된다. 그러므로 사람은 유정(有情)의 존재라고 하며, 무생물은 무정(無情)의 존재라고 한다.

 

그런데 유정에게는 기쁘고 즐거운 감정보다는 슬프고 괴로운 감정이 더 많은데 특히 걱정하는 감정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런 걱정하는 번뇌가 무려 108가지나 되더라는 것이다. 번뇌는 단순한 걱정이 아니라, 마음이 시달려서 괴로워하는 강도가 제법 센 것을 말한다. 그런데 이런 번뇌의 원인이 노여움이나 욕망에 의하여 생기는 망념(妄念)때문이라고 한다. 망념이란 이치에 맞지 않는 망령된 생각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리해 본다면 쓸데없는 헛된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번뇌인 것이다. 여기서 108가지의 번뇌를 일일 다 소개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간단히 정리해서 말해 본다면, 번뇌가 생기는 것이 망념이라고 했고, 망념이 생기는 것은 헛된 생각 때문이라고 했다. 헛된 생각에 집착하게 되는 것은 ‘얽매임’ 때문이다. 어딘가에 얽매이면 마음대로 행동할 수가 없고 거기에 구속되어 버린다. 이것을 또 집착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건강과 관련해서 생각해 보면, 육체적 고통이나 시달림도 건강에 해롭지만 더 해로운 것은 마음으로 당하는 고통과 걱정거리라고 한다. 이것은 심리학자나 정신의학에서 이미 밝혀진 결론이라고 한다. 때문에 걱정하지 말고 마음 편하게 산다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결론이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고통 없이 살 수 없다. 또한 걱정 없이 산다는 것은 인간으로서는 있을 수 없다. 누구에게나 있는 괴로움이며 피곤함이다. 행복이란 단어는 있지만, 행복 그 자체가 존재할 수 있겠는가. 행복은 마음의 위안이며 만족인데, 행복을 너무 크게 생각해서 무슨 대단한 것처럼 믿는 것 자체가 번뇌요 망상일 수가 있다.

 

그런데 우리네 보통 사람들에게 행복이란 간단하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마음이 편안하면 행복하다고 해야 하는데, 이런 경우는 잠시 뿐일 수도 있다. 마음은 항상 복잡하게 돌아가는 속성을 지니고 있어서 마음이 항상 평안하기를 바란다는 것 자체가 욕심이요, 지나친 기대라고 해야 하겠다. 그래서 항상 행복한 마음을 갖는 것 보다는 때때로 심심치 않게 마음이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순간이 자주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한다.

 

요즘은 건강에 대해서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는다. 자신의 건강에 대해서 걱정하고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은 생존에 관한 문제로서 당연하다.

 

국민소득이 향상될수록 사람들이 건강에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가진 것이 있게 되니, 일도 덜하게 되고 움직임도 줄어들어서 몸을 많이 움직이지 않으니 게을러져서 몸이 균형을 잃게 되어 오히려 건강에 해로운 일이 많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런 판단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는데, 아무튼 우리 인체라고 하는 것은 생물체로서의 생물학적 기능과 작용에 잘 적응해야 함은 당연하다. 이런 기능과 작용에 거역하는 습성은 결국 건강을 해치고 병을 얻게 되는 것 또한 정한 이치가 아니겠는가.

 

사실, 지금 우리 인류는 코로나-19와 오미크론 때문에 2년 이상을 피곤하게 살고 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극히 미세한 바이러스 때문에 죽을 맛이다. 이런 바이러스가 살아있는 세포 안에서만 증식이 가능하다고 하니, 참으로 인간 몸체나 바이러스나 어떻게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오묘하기도 하다. 하기야 무정한 무생물인 컴퓨터에도 바이러스가 있을 정도이니 이 세상에 존재하는 유정무정(有情無情)의 일체만물에게는 안심할 곳이란 아무 곳도 없다는 결론이다. 바이러스 죽이는 백신이 개발되어서 주사를 맞았는데도 또 다른 변이가 생겨서 또 그 바이러스에 투여하는 백신을 개발해야 되니 이렇게 하다보면 끝도 한도 없는 걱정거리가 되고 바이러스와의 끝없는 백신 개발 전쟁 속에 살아야 하는 가이다.

 

그런데 수행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바이러스 보다 더 해로운 것이 번뇌 망상이라고 한다. 번뇌라고 하는 것은 마음이 시달려서 괴로워함을 말한다. 이런 마음의 괴로움이 스트레스로 나타나고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니 약물이나 또는 알코올 같은 데에 의지하다보면 건강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마음의 괴로움이 다 다르겠지만, 불교에서는 마음이나 몸을 괴롭히는 노여움이나 욕망 따위의 망념(妄念)이 가장 해롭다고 한다.

 

노여움은 분하고 섭섭하여 화가 치미는 감정을 말한다. 욕망은 또 무엇인가. 부족함을 느껴 무엇을 가지거나 누리고자 탐하는 그런 마음을 말한다. 여기에다 어리석음을 하나 더 얹어서 불교에서는 탐진치 삼독(三毒)이라고 했다. 우치함이란 슬기롭지 못하고 둔하다는 의미인데, 어리석어서 그르치는 일이 어디 한 두 가지이겠는가.

 

바이러스 잡는 백신이 있듯이 삼독을 잡는 것은 명상이라고 한다. 명상은 고요히 눈을 감고 깊이 생각함이지만, 자칫하면 번뇌 망상이 더 생길 수가 있는데, 백일몽 같은 것이 그것이다. 백일몽은 흔히 대낮에 꿈을 꾼다는 뜻으로, 실현될 수 없는 헛된 공상을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이런 쓸데없는 공상(空想)이나 생각으로 기와집을 짓는 따위의 헛된 생각을 가장 경계하고 금하는 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마음 챙김’ 명상이다.

 

그러면 마음 챙김 명상법은 무엇인가. 초보자들은 호흡법부터 익혀야 한다. 호흡법만 이야기 하려고 해도 한도 끝도 없으며, 명상에 대한 설명을 하려면 이 또한 간단치가 않다.

 

사실, 마음 챙김 명상법은 인도에서 발달한 마음 닦음인데 가장 대표 선수가 ‘싯다르타 고오타마’였다. 나중에 ‘깨달은 자’란 의미에서 '붇다(Buddha)'가 되었다. 인도에서 많은 사람들이 닦아보니 효과가 있었고, 중국에도 전해져서 선종불교(禪宗佛敎)가 생기기도 했다.

 

요즘에 한국에서는 간화선법(懇話禪法)으로 발전해서 많은 사람들이 마음 챙김 명상 수행을 하고 참선이란 것을 하면서 정신건강에 신경을 쓰고 있는데, 매우 효과가 있어서 서양에서는 너무나 인기가 있다고 한다. 요가 수련도 결국 마음 챙김을 잘 하기 위해서이다.

 

다음에 더 이야기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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