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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검스님 칼럼> 자비 보살 낙산사 주지 마근스님 원적

언제 만나도 항상 손을 내밀면서 악수를 청하던 자비 보살 낙산사 주지 마근스님이 지난 9월 4일 입적하여, 9월 8일 낙산사 보타전에서 영결식을 갖고 오후 간성 건봉사에서 다비식을 봉행, 세상과의 인연을 다했다.

 

마근스님은 본래 월정사 스님이었지만, 설악산 신흥사 무산 대종사에게 건당 입실하여 맏상좌 역할을 해왔다.

 

마근스님은 신흥사 백담사 낙산사 건봉사 주지를 역임했는데, 항상 하심하면서 겸손하게 자비심을 잃지 않은 낮은 자세의 스님이셨다

 

낙산사 (洛山寺)는 강원도 양양군 오봉산에 있는 사찰로 조계종 제3교구 신흥사의 말사이다.

 

동해안 영동 지방의 빼어난 절경을 뜻하는 관동팔경 가운데 하나이다. 671년에 창건된 이후 여러 차례 중건, 복원과 화재를 반복하였다. 2005년 산불의 피해를 입어 여러 문화재가 훼손되기도 하였으나, 복원하여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보물 499호인 칠층석탑, 보물 1362호인 건칠관음보살좌상, 보물 1723호인 해수관음공중사리탑 및 사라장엄구 등의 문화재가 많은 사찰이다.

 

 

마근(馬根)스님의 법호는 낙산사가 있는 오봉산(五峯山)에서 따온 오봉(五峰)이다. 이번에 갑작럽게 입적한 마근스님은 세수 71세, 법납 55년의 조계종 중진스님이다. 마근스님은 1968년 부산 선암사에서 고암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71년 부산 범어사에서 고암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하고 법주사 불교전문강원 대교과를 수료했다.

 

“평생을 자비봉사로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해야 한다”는 원력을 세운 스님은 1979년 양양 명주사 주지를 시작으로 속초종합사회복지관, 속초 반야노인요양원 등 지역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봉사활동과 후원을 하며 자비행을 실천해왔다.

 

 

마근 스님은 무슨 거창한 설법이나 이론보다는 늘 곡괭이와 삽 등을 손에 들고 도량 곳곳을 정비할 뿐만 아니라, 산문을 나서서는 일손이 부족한 지역민들을 위해 힘을 보태기도 했다. 또한 틈만 나면 여러 곳의 노인정을 찾아가서 먹을거리 등을 제공해 온 자비 보살이었다.

 

 

낙산사는 신흥사 조실 무산 오현스님이 주석한 사찰로도 유명하다. 무산스님은 ‘아득한 성자’란 시를 발표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득한 성자>

 

하루라는 오늘

오늘이라는 이 하루에

 

뜨는 해도 다 보고

지는 해도 다 보았다고

 

더 이상 더 볼 것 없다고

알 까고 죽는 하루살이 떼

 

죽을 때가 지났는데도

나는 살아 있지만

그 어느 날 그 하루도 산 것 같지 않고 보면

 

천년을 산다고 해도

성자는

아득한 하루살이 떼

 

 

무산 오현 신흥사 조실 스님은 맏상좌인 마근 스님을 신뢰하고 3교구의 여러 사찰의 주지직을 맡기기도 했다.

 

무산스님께서 열반에 드신 후에는 무산스님 문도회에서 마근스님을 문장으로 추대하여 의지하면서 최근 낙산사 주지 소임을 맡았는데, 숙환으로 입적하여 문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항상 미소를 잃지 않으면서 마음을 낮추고 겸손한 행보를 보인 마근 스님의 입적을 아쉬워하면서 문도는 물론 도반들과 지인들은 마근스님께서 홀연히 떠나감을 믿어지지 않는 듯 모두들 허탈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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