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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검스님 칼럼> 설악 무산 대종사, 문학사상 펼칠 선원 개원

상생 화합의 공동 마당, 이념 종교초월 문학, 예술로 승화 매월 시 낭송
이근배 오세영 신달자 도종환 조정래 등 유명 문학인들과 안숙선 명창 참석

설악산에서 평생을 주석하다가 지난 2018년 5월26일 원적에 든 설악 무산 조오현 대종사님의 문학사상을 펼칠 공간이 마련됐다.

 

설악 무산 대종사는 시조 시인 오현 스님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설악 무산 대종사는 입적하는 순간에도 게송으로써 마지막 심정을 표현했다.

 

유명한 열반송이 바로, “천방지축 기고만장/허장성세로 살다보니/온몸에 털이 나고/이마에 뿔이 돋는구나/억!”이라고 했다.

 

지난 19일 오후 3시 서울 성북구 성북동 삼청각 옆에 자리한 신흥사 말사 무산선원(주지 선일 스님) 개원식이 봉행됐다.

 

 

무산선원은 같은 자리에 있던 암자 홍련사를 재·증축해 선원으로 탈바꿈했다. 약 200평 부지에 요사채 55평, 법당 17평 규모인데, 선원 곳곳에는 설악무산 대종사님의 시인으로서의 흔적을 엿보게 했다.

 

스님의 시와 그림을 비롯해 생전 말씀을 벽화에 새겨 후학들에게 가르침을 전하고 있는데, 무산스님 석상도 세웠고 요사채에는 무산 스님의 가사(袈裟)와 사리함이 그림 10여 점과 함께 전시돼 스님의 향훈을 느낄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주지 선일스님은 이날 개원식 인사말에서 “만해스님의 자주독립과 화합, 상생의 정신이 문화예술인을 위한 공간으로 탄생한 또 다른 축제의 서막이 아닐 수 없다”며 “모든 이들이 화합하고 축하하는 이 자리는 무산 큰스님의 정신이 생생하게 살아있음을 말해주고 있다”고 했다.

 

이날 개원식 행사는 기존의 불교 사찰 개원식 법회라기 보다는 하나의 문학 콘서트처럼 진행됐다.

 

행사를 기획한 신달자 시인은 “한국 사람들은 마음을 먹고 산다”며 “마음을 먹는다는 것은 서로의 마음을 터놓고 통하는 일이고, 서로 사랑하는 일이 될 것”이라며 누구에게나 열린 도량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신 시인은 “수행 공간은 물론 문학과 예술인을 위한 마당놀이로 이 자리를 내 주신 삼조스님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선일스님은 설악만해사상실천선양회를 대표해 문화예술인들이 작품을 발표하고 교류하는 공간이 되도록 사단법인 한국시인협회장 유자효 시인에게 총 1억 원의 후원금을 전했다. 또 선원이 있기까지 함께 애써준 최상기 인제군수와 최영진 사진작가 등에게 감사패도 전달했다.

 

 

개원식에서는 무산대종사 부도탑 설계도도 공개됐다.

 

조각가 김경민 작가는 “무산스님의 작품과 아름다운 시가 있는 이 공간에 스님 동상과 탑을 제작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벤치에 앉아 사진도 찍고 마음도 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개원식은 좀 특이하게 진행됐으며, 서원보전 현판식을 끝으로 1부 개원행사가 마무리 됐으며, 제2부에서 시낭송 및 음악회로 선원 개원식을 축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시인 오선숙 이주은 김경복은 만해 한용운 스님의 ‘님의 침묵’, ‘알 수 없어요’와 무산대종사의 대표 시 ‘아득한 성자’와 ‘파도’, ‘마음 하나’를 낭독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오세훈 시장 부인인 송현옥 여사도 무산 대종사의 ‘절벽에’를 낭송하며 무산대종사의 뜻을 기렸다. 송 여사는 “아름답고 청명한 가을날 성스러운 곳에서 시 낭송을 하게 돼 영광”이라는 소감도 밝혔다.

 

안숙선 국가무형문화재 명창의 기념 공연은 선원 개원식에 함께한 불자와 문화예술 인사들로부터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초대 시인으로 참여한 도종환, 정호승 시인도 자작시로 선원 개원식을 축하했으며, 원로 시인인 이근배 시인과 오세영 시인도 ‘게송 짓는 산’과 ‘그 때 너는 네 살’이라는 시를 선사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무산선원은 삼청터널을 지나자마자 삼청각 바로 옆 계곡에 위치하고 있으며, 경내 법당인 서원보전과 요사채와 후원 잔디 마당이 있다. 행사장소 등으로 활용될 요사채엔 대종사의 그림과 30여 년 전 속초성당의 십자가 아래에서 강연하는 사진이 걸려 있다. 야외에는 종교의 벽을 허물었던 무산대종사 가르침을 이어 마리아상도 놓였다.

 

 

만해·무산 선양 시낭송·음악회는 만해스님의 자주독립 사상과 무산대종사의 화합상생의 문학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작은 모임으로 매월 시 낭송 등을 개최해 대종사의 가르침을 보다 널리 알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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