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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재숙 칼럼] 팥죽 없는 애동지 맞은 2020년...동지 팥죽과 24절후 이야기

동지는 24절기 중 22번째 절기에 해당된다. 동지는 음력 11월에 들어 있어서 음력 11월을 동짓달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동지라고 불러오고 있다.

 

옛날의 태음력법(太陰曆法)에서는 입춘(立春)에서 시작하여 일 년을 24절기로 나누었는데, 11월에는 대설과 동지가 들어 있다. 1년 12개월에는 두 개의 절기가 안배되어  보름 간격으로 배치되는데, 이것은 단순하게 절기를 안배한 것이 아니고, 계절과 기후와 태양과 달의 운행과 연관된 지구촌의 변화를 나타내는 일종의 자연과학이다. 

 

24절기는 기후(氣候)와 관련이 있는데, 1후(候)는 5일간을 말하고 1년을 72후(候)라고 한다. 그러므로 24절기라고 하면 입춘(立春) 우수(雨水) 경칩(驚蟄) 춘분(春分) 청명(淸明) 곡우(穀雨) 입하(立夏) 소만(小滿) 망종(芒種) 하지(夏至) 소서(小暑) 대서(大暑)입추(立秋)처서(處暑)백로(白露) 추분(秋分)한로(寒露) 상강(霜降) 입동(立冬) 소설(小雪)대설(大雪)동지(冬至)소한(小寒) 대한(大寒)이다. 이제 기나긴 코로나-19의 터널을 지나려면 아무래도 소한.대한은 지나야 할 것 같다. 
 

올해 동지는 양력 12월 21일(음력 11월 7일) 오후  7시 1분에 들어 있다. 동지는 대개 양력 12월 21일이나 22일로 정해져 있는데, 음력의 경우에는 다르다. 음력으로 동지가 11월 초순에 들어 있으면 애동지(兒冬至)라 하고, 중순에 들면 중동지(中冬至)라 하며, 동짓달 하순에 들면 노동지(老冬至)라고 한다. 그래서 2020년 경자년 동지는 음력으로 11월 7일에 들었기 때문에 애동지라고 구분하였다. 
 

 

동지에는 팥죽을 끓여 먹는 것이 우리나라 풍속이다. 그렇지만 동지 때라고 해서 항상 팥죽을 먹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애동지 때에는 팥죽을 쑤지 않는다는데 이것은 《동국세시기》에 전해 오고 있다. 이 동지 풍속은 우리 민간에서 있어 왔던 풍속인데, 어느 때인지는 모르지만 불교 사찰에서 이런 민간 세시풍속을 이어가게 되어서 절을 중심으로 이어가고 있다. 대개 절에서는 동지 날에 새해 달력을 배포하기도한다.  

 

그나마 올해 동지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어렵게 됐지만, 애동지라서 팥죽도 끓이지 않아도 되는 동지이다. 우리 민족의 세시 풍속이다. 이런 풍속을 미신이라고 몰아 부친다면 이것은 좀 지나치다고 해야 하겠다.    
  
동지는 24절후의 하나로서 과학적 근거에 의해서 정해진 절기 이름이다. 하지가 일 년 중에서 낮이 가장 길고 밤이 가장 짧은데 비해서 동지는 그와 반대로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길다. 그래서 옛 노래에 “동짓달 긴긴 밤에” 하는 구절이 자주 나오고 있다. 

 

동짓달이 되면 우리는 조선 중기의 황진이(黃眞伊, 1506~1567)가 생각난다. 시인, 기녀, 작가, 서예가, 음악가, 무희라고 알려진 황진이는 ‘동짓달 기나긴 밤을’이란 시조로 감동받는다. 

 

동짓달 긴긴 밤의 한가운데를 베어 내어
봄바람처럼 따뜻한 이불 아래에 서리서리 넣어 두었다가,
정든 임이 오신 밤이면 굽이굽이 펼쳐 내어 그 밤이 더디 새게 이으리라.

 

요즘처럼 코로나-19로 인하여 집에 주로 갇혀 있는 때에는 이 시조가 절로 떠오른다. 더구나 동지 팥죽이라고 쑤어서 먹으면서 운치가 더 하겠지만, 올 해는 애동지라서 팥죽은 안 쑨다는 풍속에 따라서 팥떡이라도 먹으면서 긴긴 겨울밤을 보내는 동지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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