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니어 = 조성윤 기자] 4월 11일은 파킨슨병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 제정된 ‘세계 파킨슨병의 날’이다. 파킨슨병은 알츠하이머 다음으로 흔한 신경퇴행성 뇌 질환으로, 도파민을 분비하는 뉴런 중 중뇌에 존재하는 흑색질 부분의 신경세포 소실로 운동 기능에 이상이 생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파킨슨병 환자 수는 2014년 8만4,333명에서 2023년 12만5,526명으로 지난 10년간 약 49%나 증가했다. 2023년 기준으로 65세 이상 노인 환자는 11만6,723명으로 전체 환자의 약 93%를 차지하며, 성별로는 여성 환자가 7만1,055명으로 남성 환자보다 다소 많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과 박정훈 센터장은 “파킨슨병은 병증이 서서히 진행되고, 초기 증상이 다양하고 광범위해 쉽게 알아차리기 어려운 질환”이라며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기 때문에 국내 환자 수가 더욱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원인 불명확, 다양한 증상으로 진단 어려워
파킨슨병은 발병 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특발성 파킨슨병이라고도 불린다. 주로 60세 이상에서 발병하며 나이가 증가할수록 발생 빈도가 높고, 70대 이상 인구 중 약 2%가 파킨슨병 환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화가 주요 발병 원인으로 추정되며 환경적 요인, 독성 물질, 유전적 요인,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 비정상적인 단백질 처리 기능 이상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초기에는 건망증, 수면 장애, 배뇨 장애 등 노인에게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 인해 지나치기 쉽다. 갑자기 목소리가 작아지거나 발음이 불분명해 말이 어눌해지는 현상, 글씨를 쓸 때 글자 크기가 작아지고, 걸을 때 팔을 흔들지 않거나 다리를 끄는 느낌이 들 때, 냄새를 잘 맡지 못하고 침을 자주 흘린다면 파킨슨병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가만히 있을 때는 손과 발의 떨림 증상이 심하다가 움직일 때는 떨림이 완화되거나 사라지는 특징이 있다.
파킨슨병의 가장 뚜렷한 증상은 움직임이 느려지는 서동증과 안정 시 떨림, 근육 강직이다. 걸을 때 한쪽 다리를 끌거나 보폭이 짧아져 종종걸음을 걷고, 걷거나 서 있을 때 비틀거리거나 넘어지려는 증상, 표정 굳어짐 등 주로 운동 장애가 주로 나타난다. 또 내장 기관을 움직이는 신경 세포 손실로 인해 배뇨 장애, 수면 장애, 불안, 우울, 무력감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온도와 기압, 습도의 변화에 따라 증상이 악화될 수도 있으며, 비타민D가 감소하는 겨울에는 도파민 생성이 줄어 증상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꾸준한 치료와 운동으로 관리해야
파킨슨병은 손실된 도파민 신경 세포를 되살리는 치료 방법은 없다. 현재 약물 치료가 일반적인 치료로 환자 상태에 따라 다양한 약물을 사용해 떨림, 서동, 근육 경직 등의 증상을 완화시킨다. 특히 발병 초기에 도파민계 약물을 꾸준히 복용하면 손 떨림 증상도 사라지고 보행이 자연스러워져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물리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파킨슨병 환자는 관절 수축으로 팔다리가 굳거나 꼬일 수 있으며, 약물 치료 과정에서 근육통, 허리 통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리치료를 통해 굳은 관절과 근육을 풀고 자세 교정, 보행 훈련, 호흡 훈련과 발음 장애 개선을 위한 언어 재활도 필요하다.
한 동작을 10~15초간 유지하는 정적 스트레칭과 걷기, 조깅,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통해 체력을 길러야 한다. 근력 운동으로 팔다리를 강화하며, 균형 감각이나 민첩성을 기르는 운동을 병행하는 것도 좋다. 이마 찌푸리기, 볼 부풀리기 등 얼굴 근육 운동도 꾸준히 하면 안면 근육 마비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과 박정훈 센터장은 “파킨슨병은 발병 초기 치료와 관리를 통해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질환”이라며 “대사증후군이 있는 경우 발병률이 2배 이상 높아지므로 평소 당뇨, 고혈압 등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