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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칼럼] 설날과 민속놀이

지난 한 해를 마감하면서 우리는 코로나사태를 극복하지 못한 채 우울한 신축년 설날을 맞이하고 있다. 코로나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정부의 사회거리두기시책으로 민생경제가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에서도 또 한 해는 지나가고 흰 소의 해가 밝았다. 으례히 설날에는 그립고 보고 싶은 부모님과 형제자매들을 만나고 아이들은 설날을 손꼽아 기다리는데 만나는 희망과 기쁨도 아이들의 꿈도 사라지고 말았다

바깥출입을 자제하면서 이제는 집안에서 즐길 수 있는 TV시청이나 실내 게임과 운동을 하는 등 일상생활의 풍속도가 많이 바뀌어 지고 있다. 설날이 오면 어김없이 즐기는 민속놀이도 올해는 실외에서 여럿이 어울려 할 수 있는 놀이보다는 실내에서 가족끼리 할 수 있는 전통 민속놀이를 골라야 될 것 같다. 가족들이 즐기는 모습을 멀리 있는 부모님을 비롯한 친인척들과 영상을 주고받으며 집에서 설 기분을 만끽하는 편이 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설날 전통 민속놀이는 모두 농경문화와 연결되어 만들어졌고 설날과 대보름 등의 정월 한 달 동안 실내에서나 실외에서 마을 사람들과 친구들 또는 가족들과 함께 어울려 즐길 수 있는 놀이들이다. 설날은 한겨울에 있어 농사일을 오랫동안 쉬면서 맞는 명절이다. 설명절기간은 가을에 풍성하게 추수한 곡식으로 겨울과 새로 맞은 해의 원단을 즐기고 봄에 농사를 짓기 위해 준비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설날에 실내에서 하는 놀이란 아무래도 윷놀이만큼 재미있는 놀이가 없을 것이고 친구들과는 하늘 높이 날리는 연놀이와 쥐불놀이, 널뛰기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을 공동체가 단체로 뭉쳐하는 놀이라면 고싸움놀이나 차전놀이, 줄다리기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설날에 즐길 수 있는 민속놀이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먼저 신나는 윷놀이는 설날에 가장 많이 하는 놀이로 노는 방법이 쉬워서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윷가락을 한쪽은 둥그스름하게 하고 다른 한쪽은 평평하게 나무를 깎아 만들면 된다. 윷가락 네 개를 던져서 하나가 젖혀지면 도, 둘은 개, 셋은 걸, 넷은 윷, 그리고 모두 엎어지면 모가 된다. 도, 개, 걸, 윷, 모에 따라 윷판의 말을 한 칸부터 다섯 칸까지 움직여서 윷판을 먼저 한 바퀴를 돌아 나오는 편이 이기게 된다. 윷가락의 도, 개, 걸, 윷, 모는 각각 돼지, 개, 양, 소, 말을 가리키며 이들은 가정에서 사육하는 동물일 뿐 아니라 사람과 친하고 농사일에 없어서는 안 되는 동물들이다.


둘째로 하늘높이 날리는 연놀이이다. 연은 여러 모양의 한지에 대나무살을 붙이고 실을 매어 만들기도 한다. 설날에 연날리기는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이다. 연을 날리면서 연신 하늘 높은 곳까지 날아올라가는 연을 바라보며 저마다 새해의 소망을 빌어보기도 한다. 연을 날리다 일부러 연줄을 끊어 버리기도 하는데 그것은 나쁜 기운을 연과 함께 멀리멀리 날려 버리려는 의도이기도 하다. 또 연싸움을 하며 서로의 연줄을 마주 걸어 비비거나 당겨서 상대의 연줄을 끊어 승부를 결정짓기도 한다. 

 

셋째로 쥐불놀이이다. 새해가 시작되고 처음으로 보름달이 뜨는 정월 대보름에 여러 가지 행사와 놀이를 즐겼는데 그중 하나가 쥐불놀이이다. 쥐불놀이는 논두렁과 밭두렁에 불을 질러서 마른 풀을 태우는 놀이로 예전에는 쥐불놀이에 쑥방망이를 사용했지만 지금은 바람구멍을 숭숭 뚫은 빈 깡통을 사용한다. 깡통에 작은 나뭇가지 따위를 넣고 불을 피워서 휙휙 돌리다가 논밭두렁에 불을 지른다. 논과 밭 둘레의 마른 풀을 태우면 풀 속에 있는 해충 알들이 없어짐은 물론 곡식을 갉아먹는 쥐도 얼씬거리지 못하고 불에 탄 재는 곡식에 좋은 거름이 되어 농사에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된다.


넷째로 널뛰기와 놋다리밟기이다. 옛날에 여자들은 함부로 바깥을 다니지 못했으나 정월 대보름에는 여자들도 널뛰기나 놋다리밟기 같은 놀이를 동네에서 즐길 수 있었다. 널뛰기는 안마당에서 기다란 널빤지로 시소 같은 것을 만들어 놓고 널빤지 양 끝에 한 사람씩 올라서서 번갈아 널뛰기를 하면서 여자들은 담 너머 마을을 구경할 수 있었다. 놋다리밟기는 바깥마당에서 하던 놀이로 여러 사람이 줄줄이 허리를 굽혀서 다리를 만들면 공주로 뽑힌 사람이 등 위로 올라가 걸어가는 놀이로 사람들로 이어진 다리가 끊이지 않게 다리를 계속 만드는 놀이이다.


다섯째로 고싸움과 차전놀이, 줄다리기이다. 정월 대보름이 되면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서 고싸움놀이나 차전놀이, 줄다리기 등을 했다. 고싸움놀이는 커다란 통나무에 새끼줄을 감아 둥근 모양의 고를 만들고 이것을 양쪽에서 밀어서 부딪쳐 상대방의 고를 땅에 닿게 하면 이기는 놀이이다. 놀이가 끝나면 이긴 쪽이나 진 쪽이나 다 같이 음식을 나누어 먹고 하루 종일 잔치를 벌였다. 줄다리기를 하는 동안 마을 사람들은 저절로 협동심과 단결심을 기르게 되고 시합에서 이긴 마을은 그 해에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비록 코로나로 뒤숭숭한 설날이지만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임을 상기하면서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윷놀이 등을 통해 가족들이 함께 즐거운 설날을 맞이하고 한 해를 힘차게 출발하는 계기가 되기를 염원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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