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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검스님 컬럼> 산사에서 좌선 삼매, 더위야 저리 가라!

화엄경을 펼쳐들고 읽는 재미 솔솔

서울은 너무 덥다. 장맛비가 그치니 폭염이 몰려와서 잠을 설친다. 해마다 여름이면 맞는 연례행사다. 중복이라고 야단들이다.

 

보양식을 먹는 사진들이 카톡에 수도 없이 오른다. 눈요기라도 하란 말인데, 고맙기는 하지만 너무 많이 먹어도 탈이 난다. 요즘처럼 건강식품이 넘쳐나던 때가 일찍이 없었다.

 

너무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어도 몸에 좋지 않다는데, 현대인들은 먹는 것에 너무 집착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산이 많고 계곡이 많다. 여름철에는 피서의 한 방법으로 산사의 계곡을 찾는 것도 더위를 피하는 한 방법이다.

 

물론 가족들과 계곡을 찾아서 물놀이를 하면서 이것저것 보양식을 먹는 것도 하나의 큰 즐거움이긴 하다. 하기야 요즘은 산사의 계곡에도 마음대로 들어 갈 수 없다. 계곡을 오염시키기기 때문에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사찰이 많다. 그 대안으로 템플스테이가 유행이다.

 

산사에 가서 하루 이틀 쉬면서 책도 보고 조용히 명상도 하면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하나의 피서법이 아니랴!

 

 산사에서는 많이 먹지 말라고 한다. 음식을 절제하고 때로는 단식도 하면서 몸에 기름기를 줄이는 시간을 가져야 몸도 가벼워지고 정신도 맑아진다고 한다. 얼마 전에 순천 조계산 선암사를 다녀왔다. 오랫동안 알고 지내는 선암사 칠전선원 선원장 상명선사께서 몸이 좀 불편하니 한번 왔다가라고 해서 찾아뵈었었다.

 

 “80객이 되니 몸이 예전 같지 않아!”하면서 반갑게 맞아 주었다. 상명스님은 언제 만나도 똑 같다. 산승 그대로의 모습이다. 꾸밈도 가식도 없다. 14세에 동진 출가한 초발심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우리 시대의 참 선승이다. 민첩하게 살지 못하고 느리게 사는 산중의 스님이다.

 

 선암사 삼전은 산사 전통 그대로의 선실이다. 방한 칸에 뒷마루가 있을 뿐이다. 상명 선사는 “여기가 극락이요 무릉도원이다”라고 했다. 도심에 물든 나그네에게는 너무나 고적하고 외로워 보이는 산사의 적막한 공간이지만, 선승에게는 불국정토가 따로 없다.

 

 방안에는 가사 장삼과 승복 몇 벌과 다구(茶具) 뿐이다. 참선하다가 지루하면 《화엄경》을 읽는다고 했다. 상명선사는 이판사판(理判事判)을 갖춘 선교겸수의 선승이다. 일찍이 백양사 승가대학에서 사교과를 수료했고, 영축산 통도사 승가대학에서 대교(大敎=화엄경)를 마쳤다.

 

벽에 걸린 족자가 눈에 뛴다.

 

‘고산앙지(高山仰止)’란 글귀다. 시경의 '고산앙지 경행행지(高山仰止 景行行止)'에서 ‘고산앙지’만 써진 족자다. 본래는 ‘고산앙지 경행행지(高山仰止 景行行止)'라는 구절인데, “높은 산봉우리 우러러 보며, 큰 길(뜻,행실)을 향해 나아간다(그르칠 수 없다)”라는 뜻이다. 시경의 글귀이긴 하지만, 상명선사가 뜻하는 것은 “부처님을 우러러 보고 역대 조사의 길을 따라 간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그렇지만 동시에 후학이나 제자와 신도들은 상명선사를 우러러 보면서 존경하는 뜻이 되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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