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니어 = 노태영 기자] 충북 괴산군(군수 송인헌)은 올해 1월 1일부터 도입한 '무료 농어촌버스'가 시행 석 달 만에 산골 마을의 정적인 풍경을 역동적으로 바꿔놓고 있다.
6일 군에 따르면 탑승객 자동 계측시스템을 통해 올해 1분기(1~3월)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용객은 총 16만 3,049명으로 집계됐고, 유료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12만 4,200명)보다 무려 3만 8,849명(31%)이 늘어난 수치다.
전통시장 장날(3·8일)의 변화는 더 눈에 띈다. 평일 대비 이용객이 최대 30%까지 치솟으며 교통비 부담이라는 심리적 장벽이 사라지자 이동의 자유를 얻은 주민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괴산 전통시장에서 반찬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 김모 씨는 “무료 버스가 생긴 뒤로 확실히 어르신들 발길이 잦아졌다”며 “동네 활기가 예전 같지 않았는데 요즘은 장날다운 맛이 난다”고 전했다.
단순한 경제 효과를 넘어 '사회적 고립'의 예방책 역할도 톡톡히 한다. 군 노인복지관은 최근 유례없는 호황을 맞았다. 요금 부담에 외출을 망설였던 고령층이 복지관의 여가·교육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마을 노인회 중심의 폐쇄적 구조가 읍내 중심의 광역 복지 체계로 편입되는 양상이다.
괴산 무료 버스의 차별점은 ‘조건 없는 개방’에 있다. 군민이 아니어도 괴산을 찾은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공짜다. 이는 최근 트렌드인 ‘차 없는 관광’과 맞물려 시너지를 내고 있다.
자가용을 타고 와 주요 관광지만 찍고 떠나던 ‘스쳐 가는 관광’에서 버스를 타고 읍내 맛집과 골목을 누비는 ‘체류형 관광’으로의 전환에도 한몫하고 있다.
이러한 파격적인 정책 뒤에는 '지역 소멸'이라는 절박한 과제가 있다.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단순한 보조금 지원보다 삶의 질을 결정하는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버스 무료화는 농촌 거주 유인을 높여 귀농·귀촌인의 정착을 돕고 도시와 농촌 간의 교통 불평등을 해소하는 실질적인 대책으로 작동하고 있다.
현재 군에는 35대의 버스가 58개 노선을 실핏줄처럼 잇고 있다. 군은 이번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노선의 배차 간격을 촘촘히 조정하는 '대중교통 고도화' 2단계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송인헌 군수는 “무료 버스는 군민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핵심 복지이자 외부 관광객을 지역 상권으로 유입시키는 경제 엔진”이라며 “단순한 교통 편의를 넘어 지역 소멸을 막는 방패막이로서 이 정책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 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