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지난 쇠고기 판매"...식약처 은폐하려다 들통

  • 등록 2015.02.17 09:4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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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근 의원, 약 85만 인분 유통기한 넘겨 냉장→냉동 전환
식약처, 냉동전환 전 유통기한 표시란 삭제 시스템 변경 "



유통기한 지난 수입 쇠고기 약 85만 인분이 우리 식탁에 오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주무당국인 식약처가 이를 알고도 묵인했다는 의혹이 있어 논란은 더 커질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인재근 의원(서울 도봉갑)은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81개의 수입업체 중 23개 업체에서 수입한 냉장쇠고기가 유통기한을 넘겨 냉동쇠고기로 전환돼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한 냉장육의 유통기한이 만료되는 당일이나 하루 이틀의 기한을 두고 냉동육으로 전환해 판매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 받은 지난 2년 여 기간 동안의(2013.03.~2015.01./승인일자 기준) 수입냉장쇠고기 냉동전환 현황 자료를 '수입쇠고기유통이력관리시스템'을 통해 조회한 결과에 따르면  7935건 중 286건이 유통기한이 지나 냉동전환 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170,421kg으로 약 ‘85만 인분(200g 기준)’에 달하는 중량이다.
 
유통기한이 6개월이 넘은 경우도 있었다. ‘O사’가 수입한 쇠고기의 경우는 유통기한이 2013년 7월 28일까지였으나 전환일은 2014년 2월 11일로 확인됐다. ‘H사’(유통기한 2013.8.20. 냉동전환일 2014.2.11.), ‘KM사’(유통기한2013.12.21. 냉동전환일 2014.4.30.) 등도 상당기간의 유통기한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기한 지난 수입냉장쇠고기 냉동전환 사례


‘수입쇠고기유통이력관리시스템’의 조회결과에 따르면 유통기한 지난 수입냉장쇠고기가 냉동육으로 전환돼 현재까지 시중에 유통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년 여간 냉장 쇠고기를 수입해 냉동으로 전환한 업체는 81개소로 이들 업체 중 23개소는 유통기한을 지나 냉동 전환했다. 업체별 건수는 ‘H사’가 72건으로 가장 많았고 ‘K사’가 49건, ‘KM사’ 40건, ‘E사’ 16건, ‘O사’ 13건 등의 순이었다.
  
한편 유통기한이 끝나는 당일이나 하루, 이틀의 기한을 두고 냉동전환 된 쇠고기는 약 9만1000kg에 달했다. 이 경우 영업자의 냉동전환 시간과 소비자의 해동시간을 고려하면 소비자는 사실상 유통기한이 지난 고기를 먹을 수밖에 없게 된다고 인 의원은 지적했다.

인 의원은 “유통기한이 지난 수입쇠고기 등으로 인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며 "유통기한에 임박해 얼리는것부터도 문제가 심각한데 하물며 유통기한이 6개월이나 지나 냉동이 이뤄졌다는 것은 정말 경악스러운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보건당국의 안일한 태도다.

인 의원은 이미 지난 2014년 국정감사 기간에 이와 같은 문제점을 밝힌 바 있었다.

당시 식약처는 '시스템 상 오류'라는 답변만을 해왔다. 이에 인 의원실은 시스템을 관리하는 농림축산검역본부(이하 검역본부)와 식약처 관계자들과 문제점에 대해 논의했고 이 과정에서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냉장육의 냉동전환이 유통기한이 지난 후에 이뤄졌음을 밝혀냈었다.
  
논의과정 중 일부업체에서 이뤄진 유통기한 지난 냉장육의 냉동전환에 대해 검역본부 관계자로부터“영업장에 확인을 해봤는데 영업장에서 자기가 빨리(냉장 유통기한 내에 냉동 전환을)해야 되는데 다른 일을 하느라 바빠서(유통기한을 넘어 했다)....”라는 답변을 얻어냈었다.



인 의원실은 "식약처에충분한 소명과 더불어 즉각적이고도 철저한 시정을 요구했으나 식약처는 시스템의 오류만을 주장하며 ‘업체입력 당시 팝업 창을 통한 주의사항 안내’를 추가했을 뿐"이라며 "심지어‘수입쇠고기유통이력관리시스템’에 기존에 있던 냉동전환 전 유통기한 표시란을 삭제해서 국민들이 수입냉장쇠고기의 유통기한마저 알 수가 없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 의원은 “식약처는 정확한 냉동전환일도 파악하지 못한채 구차한 변명으로 관료주의의 극치를 보여줬다"며 “지난 국감 이후 식약처는 충분히 소명하고 시정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오히려 사안을 은폐하려고 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또한 인 의원은 현행법제도의 문제점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인 의원은 “보존 및 유통기준을 위반할 경우‘축산물위생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라 ‘영업정지 7일과 경고’의 행정처분을 받게 되어 있다”며 “국민 먹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위법행위에 대해 현행법은 고작 7일의 처벌을 내리게 되어 있다. 솜방망이 수준에도 훨씬 못 미친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인 의원은 냉동전환육의 냉장판매에 대한 주의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이미 냉동 전환된 제품을 냉장육으로 판매할 수 없게 돼있다. 이는 같은 수입유통식별번호를 가진 냉장육이라도 일부는 냉동전환, 일부는 냉장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행법상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해당 냉장육이‘얼리고 남은 고기인지, 얼렸다 녹인 고기인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전무하다.
  
한편, 유통기한이 경과한 축산물에 대해서는 영업자 스스로 폐기 등을 하고 있으며 관할 관청에서는 폐기 현황을 별도로 보고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끝으로 인 의원은 “국민의 먹거리 안전을 담당하는 식약처의 무사 안일한 관리 시스템을 뿌리부터 뜯어고쳐야 한다”며, “유통기한이 거의 다 되거나 이미 지난 냉장육을 냉동 전환해 유통하는 파렴치한 위법․편법 업체들이 더 이상 국민건강을 위협하지 못하도록 강력한 처벌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인선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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