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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유명 사찰 탐방-⑦ 가평군, 축령산 청평암 회주 명오 구암 선사

전국 유명 선원에서 수행정진, 16년 전 이곳 청평면에 정착
휴우선원(休又禪院) 개설하고 노동참선하면서 자애명상(慈愛瞑想)실천

[뉴시니어 = 보검 스님 기자] 우리나라 전역 명산대천에는 이름난 절이 많다. 큰 절만 절이 아니고 작고 아담한 암자도 아름답고 운치가 있다. 한국불교 1천 7백년사에서 우리의 산하에는 크고 작은 절과 암자들이 너무나 많다.

 

지난 4월 12일 오후 화창한 봄날에 가평군 청평에 있는 축령산 청평암(淸平菴)(가평군 청평면 신청평로 109-99)에서 휴우선원을 개설하여 16년째 노동하면서 자애명상을 실천하고 있는 명오 구암 선사를 찾아뵈었다. 명오 구암 선사는 언제 만나도 항상 변함없는 천진불처럼 거짓이 없이 어린아이처럼 솔직 담백하다.

 

 

지난 16년간은 일하느라 정신없이 살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는데, 세월 참 빠르기가 진짜 화살 같다고 했다.

 

16년 만에 대웅전을 낙성했는데 이제야 법당 한 칸 마련해서 그나마 부처님께 밥값 했다는 부담감에서 해방된 기분이라고 소탈하게 웃었다. 본래 만행을 좋아하면서도 한 곳에 정착하면 오래 있는 습성이 있어서 대둔산과 설악산에서도 세월 가는 줄 모르고 오래 살았다고 하는데, 이곳에 온지가 벌써 16년이 되다보니 이제 80줄에 들어섰다고 했다.

 

이제는 가고 싶어도 늙어서 갈수 없으니 이곳 골짜기에서 남아 있는 여생을 보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환하게 웃었다.

 

 

명오스님은 60여 년 전 아주 어린 나이에 김제 모악산 금산사에서 용봉화상을 은사로 득한 다음, 어지간히 유명한 사찰은 다 다니면서 수행했다.

 

이곳 청평면 청평암에 정착하기 전에는 대둔산 태고사 설악산 봉정암 등지에서 오직 두타행과 기도로써 정진만 하면서 노동선을 해왔다고 한다. 16년 전, 우연한 기회에 이곳 축령산 아래 골짜기에 조그마한 암자인 청평암에 걸망을 내려놓게 되었는데, 직접 휴우선원(休又禪院)을 손수 짓고, 백제 시대 자연석으로 만든 투박한 돌미륵 불상을 모시고 일하면서 쉬면서 지금까지 그저 물처럼 구름처럼 살아오고 있다고 했다.

 

명오 구암스님은 이곳 청평암이 이제는 대웅전도 갖추고 해서 절 ‘사(寺)’를 붙여도 되겠지만, 그저 청평암이 좋다고 했다.

 

‘쉬면서 또 쉬어서 참선하는 집’인 휴우선원의 이름처럼, 명오 구암선사는 참선하다가 일하다가 쉬었다가 급하지 않게 느리게 살면서도 할 일은 다 하는 허허실실(虛虛實實) 무심도인(無心道人)처럼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의 참 선사라고 칭송하고 싶다.

 

명오선사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이 산령각이 밥을 먹여 줄 정도로 기도 오는 분들 덕에 살았다면서 한국은 산이 많고, 이곳 또한 축령산이라서 부처님께서 머무르셨던 인도 영축산과 직접 통하는 기운을 갖고 있는 도량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가을에 열리는 아라한 문화축제는 일종의 예술 축제로 청소년부터 남녀노소를 망라해서 누구나 참가하는 그림그리기와 글짓기 대회로서 초중고등부와 일반부로 나눠서 행사를 열고 있는데, 매우 인기가 있어서 해가 지날수록 참가율이 높다고 했다.

 

꼭 선방에 앉아 있어야 참선이 되는 것이 아니다.

 

행주좌와어묵동정(行住坐臥語默動靜) 선(禪)이란 것이 있다. 행하고 머무르고 앉고 눕고 말하고 침묵하고 움직이고 조용히 있으면서 마음을 집중하여 내관하는 명상이 최고가 아니겠는가.

 

 

명오스님은 놀면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 같지만, 일 년에 두 번 정도의 축제를 벌인다고 한다.

 

봄에는 ‘산신대제축제’를 가을에는 ‘아라한문화축제’를 개최하는데, 지난 4월 10일 산신대제축제에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1천여 사부대중이 이 골짜기를 가득 매웠다고 한다.

 

명오 구암스님은 여기에 앉아 있으면 세월 가는 줄 모른다고 했다.

 

 

청평암 앞으로 흐르는 계곡물은 사시사철 마르지 않고 항상 흘러가는데, 많지도 작지도 않아서 좋다고 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는 말처럼 그저 조용히 마음 닦으면서 살아가는 것이 부처님 제자의 도리가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하신다.

 

명오 구암스님은 일하면서 명상하면서 포교도 하면서 쉬면서 또 쉬면서 느리게 사는 삶을 실천하는 운수납자에 불과하다고 스스로를 겸손해 했다.

 

 

명오 구암스님은 가끔 청평암 뒤 축령산 중턱에 올라가서 저 멀리 확 트여있는 강을 바라보면서 호연지기의 기상을 편다고 했다.

 

자주 와도 되냐고 하니까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은 잡지 않는다”면서, “언제나 오면 오케이”라고 미소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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