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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유명 사찰 탐방-⑤ 밀양 화악산 여래원

임인년 2022년 10월 경, 여래원 법당및 금강탑 창건 20주년 기념 대법회 개최 예정
원장 명암스님 태국에서 불교대학 졸업, 선혜스님은 초의선사 다맥(茶脈)계승 다도 강습
대승불교의 참선과 상좌부의 위빠사나 명상 동시에 수련, ‘육조단경’과 ‘사념처경’ 소의경전

[뉴시니어 = 보검스님 기자]  우수가 지나니 봄기운이 돈다. 밀양 약령골 여래원(원장 명암스님)은 화악산 줄기의 명당에 자리 잡고 있었다. 여래원의 특이점은 대승불교의 참선과 상좌부의 아나빠나싸띠인 위빠사나 명상을 동시에 수련하면서 초의 선사의 다맥까지 계승한 선혜 비구니 스님이 다도 강습까지 하는 대승과 상좌부가 조화를 이루면서 전법포교를 하고 있는 종합 명상 수련원이란 점이다.

 

여래원은 35만 여 평 부지에 아픈 사람의 요양 처 및 가족의 쉼터가 될 ‘사단법인 한국불교 사회복지재단 여래의 집’을 운영하고 있다.

 

화학산 약령골은 “태백산맥의 정기가 마지막으로 모인 곳으로 산세가 수려하고 산봉우리에는 신선바위, 독수리바위, 굴 바위, 쌍봉바위, 토끼바위 등 웅장한 바위 줄기가 청정하게 흐르는 계곡으로 예로부터 몸이 아픈 선비나 나병환자들이 집단으로 기거하며 물을 마시고 목욕하며 병을 치료하던 문둥이 막터샘이 있다“고 명암 원장스님은 설명했다.

 

이곳에 35만 여 평 가람에 1만3천여 평 위에 아픈 사람의 요양 처로서 복지 타운이 건립되어 있으며, 참선과 위빠사나를 동시에 수령하고 차를 마시면서 다도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여래원은 밀양시 청도면 약령골 요고리 산 334번지에 소재하고 있다. 20여 년 전 태국 마하출라롱컨 불교대학교 총장과 케마팔리 왕사, 난다 스리랑카 빨리 불교대학교 총장, 영국 세계불교협의회 삐에다시 총재 등이 참석하여 법당과 금강탑 기공식을 거행하면서 올 해로서 만 20년을 맞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여래원에 세워진 9층 금강탑은 외벽에 금강경 5천194자를 새기고 내부에는 마애 지장보살, 3천여 불을 봉안한 기도 도량으로 전국에서 불자들이 찾아와서 기도를 드리는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명암 스님이 이곳 약령골에 자리를 잡게 된 사연은 오직 약수 물 때문이었다. 암으로 고통 받던 한 보살이 이곳에서 약수 물을 마시면서 100일기도를 정성껏 올리고 암이 나았다는 소식을 듣고 그 보살을 직접 만나서 확인한 다음, 삼랑진에 있던 절을 양도하고 30여 년 전 이곳에 둥지를 틀게 되었다고 한다. 불사를 하면서도 명암스님은 태국 마하출라롱컨 불교대학을 졸업 했다. 그러면서 금강탑을 조성하고 3층 건물을 세웠다. 3층 건물에는 한국불교 전통의 대웅전과 남방 상좌부의 법당이 함께 있으며, 참선과 위빠사나를 동시에 수련할 수 있는 각각의 선방을 갖추고 있다.

 

남방 상좌부의 법당과 선방에는 마하출라롱컨 불교대학교에서 파견된 싸와이 위나야로 비구가 한동안 위빠사나를 지도하다가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태국에 가 계시는데, 코로나가 멈추면 곧 귀국하여 위빠사나 명상을 지도할 계획이다.

 

대승불교의 참선은 ‘60년대 하동 쌍계사에서 득도 수계한 일선 스님이 육조단경에 기반한 화두선을 지도하고 있다. 원장 명암스님은 “여래원은 남방 상좌부의 위빠사나와 대승의 참선을 함께 수행하여 견성성불하도록 조화를 이루는 도량이다”라고 말하면서 “대승과 상좌부의 전통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도량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남방 상좌부의 위빠사나는 《아나빠나싸띠 숫따(The Ānāpānasati Sutta)》에 기반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으로 한역됐는데, 동한(東漢) 시대에 페르시아(이란)의 파르티아 출신 안세고(安世高)가 번역했다. 이 경의 핵심은 수식관(數息觀)이다. 불교명상의 초기 수행법이다.

 

 

수식법, 안반념법, 아나빠나사띠라고 부른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직접 하던 명상법인데, 《안반수의경》에 자세한 수행방법이 전해지고 있다. 부처가 되기 위해서는 37가지 수행법이 있는데, 이것을 37조도품이라고 하며, 이 가운데 제일 처음 하는 수행이 사념처(思念處)이고, 사념처에서 제일 먼저 하는 수행이 신념처(身念處)이며, 신념처가 바로 수식관이다.

 

말하자면 남방 상좌부의 명상인 위빠사나는 신수심법(身受心法)이 핵심이다. 대승불교에서는 수식관은 소승불교의 수행법이라면서, 경시하는 풍조가 있다. 대신 화두를 참구하는 간화선을 중시한다. 그러나 인도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이 하던 명상법은 수식관이지 참선이 아니다. 석가모니는 6년 고행에서 수식관을 하였고, 인도 여름의 장마철 90일 동안에도 수식관을 하였다. 간화선은 12세기 중국 대혜 종고 선사가 제창한 명상법이다. 보리달마로부터 6조 혜능 조사에 이르러서 선불교의 체계가 확립되었다.

 

육조단경은 육조혜능의 설법을 제자인 하택신회(荷澤神會) 선사가 책으로 편찬한 것이다. 남종선(南宗禪)의 개창자 육조혜능의 설법을 기록한 유일한 책이다. 육조혜능(六祖慧能: 638~713)은 7세기 당나라의 승려이다. 한국불교에서는 혜능을 석가모니 이래 33대 조사, 중국 선불교 6대 조사로 공식 인정하며, 그의 유일한 설법인 육조단경을 매우 중요시한다. 육조혜능은 오조홍인(五祖弘忍)으로부터 가사를 이어받았다. 석가모니 이래 스승의 가사를 받는 것이 조사직을 넘겨받는 전통이다.

 

오조홍인은 수제자인 신수가 있었다. 신수는 모든 스님들의 존경을 받았으며, 방대한 불교 지식과 깊은 참선 수행, 많은 설법, 그리고 행정권력 까지 모두 장악하고 있었다. 당나라 황제는 신수를 최고의 스님으로 여겨 설법을 듣고는 했다. 그런데 육조혜능의 제자인 하택신회가 신수 이후에 큰 명성을 얻었으며, 그가 자신의 법계의 정당성과 우월성을 주장하면서, 육조단경이란 책을 저술해 세상에 공개했다. 물론 육조 혜능의 생존 당시에는 신수만이 유명한 고승이었기 때문에, 북에는 신수 남에는 혜능은 사실상 없었으나, 하택신회의 육조단경 이후, 육조 혜능의 법계가 크게 빛나게 되었다.

 

 

명암스님은 “이런 선종불교의 역사성에 입각하여 여래원에서는 남방 상좌부의 위빠사나와 북방 대승불교의 참선법인 간화공안선을 위주로 명상법을 수련하면서, 초의 다맥에 의한 선다(禪茶)를 수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불교는 지금 출가하는 스님이 부족하다. 또한 신도들도 자꾸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에 있다. 명암스님은 “이런 상황에서 대승불교다 남방 상좌부다 하고 시시비비를 따지고 서로 우월성을 주장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며, 남방 상좌부와 북방 대승불교 전통이 조화를 이루면서 하나의 불교를 창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명암스님은 지난 30여 년 간 이곳에서 뼈와 살을 깎는 각고정진의 고행으로 불사를 원만히 진행하고 있으며, 더욱이 남방 상좌부와 북방 대승 참선법을 함께 수행하는 공간으로 도량을 준비해오고 있다는 것을 설명했다. 올 해 10월 경, ‘창건 20주년 기념법회’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20주년을 기념하고 싶다면서 그 전에 소의경전인 《육조단경》과 《안반수의경》의 출간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육조혜능은 석가모니 이래 이어져 내려온 전통적인 깨달음과는 매우 다른, 돈오돈수를 주장했다. 석가모니는 29세에 출가하여 1년 동안 당대 최고의 명상가를 찾아다녔고, 4년 동안 당대 최고라는 세 명의 명상가로 부터 명상법을 최고경지까지 다 배웠으며, 1년 동안 그동안의 수행법에 문제가 있다고 하여, 수자타로 부터 우유를 받아먹고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명상을 하여 깨달음을 얻었다. 즉, 깨닫는데 1년의 명상이 필요했다. 그리고 깨닫고 나서도 40년간 설법을 하면서 평생을 명상을 했다.

 

육조혜능의 돈오돈수법은, 명상을 전혀 모른 채로, 문자도 몰라 불경도 전혀 모른 채로, 단 1초 만에 깨달음에 이르는 돈오 방법이다. 그리고 단박에 깨달은 후에는 전혀 더 이상의 명상 수행이 필요하지 않다는 돈수를 주장한다. 2500년 불교 역사에서 가장 파격적인 주장이다. 즉, 조사를 만나 가르침을 받아 단박에 1초 만에 깨닫기 이전에도 명상 수행이 전혀 필요 없고, 1초 만에 깨달은 이후에도 전혀 명상 수행이 필요 없다는 파격이다. 그러므로 육조단경에 의하면 조사를 만나 설법을 듣는 것을 매우 중요시 한다.

 

또한 여래원이 밀양이라는 지방에 소재하고 있지만, 복지활동을 해외 특히 부처님의 탄생지인 네팔 룸비니에 까지 확장하여 네팔 불자들을 돕는 불사를 진행할 계획으로 룸비니동산에 등 달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했다. “룸비니 동산은 부처님 탄생성지이기 때문에 이곳에 등을 밝히는 것은 어둠과 무명을 밝혀 밝고 평화로운 광명세상을 열자는 상징성이 있다”고 명암스님은 말했다.

 

화악산 약령골 여래원은 안락한 노후 생활 처, 가족과 함께 하는 신앙 처, 병고자의 요양 처로서의 불도량으로 운영한다는 목표아래 부단히 정진하는 사찰이라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 다른 사찰과는 다르게 남방 상좌부의 위빠사나와 북방 대승 선불교의 간화선법을 함께 명상하는 조화와 화해원융 불교를 실천하는 선불장(選佛場)임을 강하게 느꼈다. 약령골의 시원한 약수로 끓인 차 한 잔의 짜릿함을 맛보면서 또 다시 와야지 하는 여운을 남기면서 여래원을 뒤로 하고 상경 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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