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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검스님 칼럼> 산방한담(山房閑談), 충북 옥천 보인사 동광 보인 스님을 만나다

농사지으며 조용히 ‘육조단경’을 읽으며 명상 힐링으로 시간 보내

대전에서 무궁화 열차로 10분이면 닿는 곳이 충북 옥천역이다.

 

옥천역에서 택시로 10분 정도 달리니 보인사 토굴이 나타났다.

 

행정구역은 충북 옥천군 동이면 동이농골길 52-38이다.

 

보인사란 조그마한 암자 간판이 나타났는데, 절이라고 할 것도 없는 그야말로 농가 토굴이다. 왜, 필자가 이런 농촌의 조그마한 암자를 찾아갔는가 하면, 30여 년 전부터 소식이 끊긴 동광 보인 스님을 얼마 전 천안의 한 절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되어서이다.

 

천안에서 행사가 끝나자 스님을 찾았으나 보이지 않아서 전화를 했더니, 일찍 출발했다고 한다.

 

이유는 모레가 팔순(八旬)이어서 준비 때문에 일찍 자리를 떴다고 했다.

 

팔순이란 말을 듣자, 안 가볼 수가 없어서 일단 방문하기로 하고 대전 가서 무궁화 열차로 환승해서 보인암 까지 갔더니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풍문에 듣기로 서울 지역에서 포교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았는데, 서울 생활도 접고 계룡산에 있던 암자가 철거되고 해서 일종의 귀촌(귀농)한다는 마음으로 이곳에 자리 잡고 농사도 짓고 과일나무도 돌보면서 토굴 생활을 한다고 했다.

 

팔순 선물로 찾아 온 소님들에게 《육조단경》과 《약사경》을 선물로 주었다.

 

보인(동광은 법호) 스님은 농사지으면서 《육조단경》을 읽으니, 진짜 도 닦는 기분이 든다고 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육조스님의 말씀 가운데 ‘무렴위종(無念爲宗)’이라는 구절이라고 했다. ‘생각 없음으로 종을 삼는다’는 뜻인데, 해석을 덧붙이자면 ‘무슨 생각이나 이념을 가지고 종파를 세우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그저 농사지으면서 과일 나무 돌보면서 한가하게 할 일없이 마음 하나 잘 살피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일상을 말하는데, 보인스님의 요즘 삶이 그렇다고 했다.

 

 

그동안 바쁘게 움직였으나 남는 것은 인생무상(人生無常)이요 세월만 가서 어언 80세에 이르렀다는 자각(自覺)의 변(辯)이다. 마침 충남 지방에서 한학자로 유명하신 겸산(謙山) 선생께서 지으신 ‘축하송보인팔순연(祝賀宋寶印八旬宴)을 소개해 보면,

 

근하송사팔십춘(謹賀宋師八十春)

삼가 보인 송스님의 80의 봄을 하례함은

세산신축가람진(細山新築伽藍眞)

충북 옥천군 세산리에 가람을 신축함이 참이로다

승당제자설연리(升堂弟子設筵裏)

당에 오른 제자가 자리를 베픈 속에

원근제빈공수빈(遠近諸賓拱手頻)

멀고 가까운 모든 손님이 공수함을 자주하도다

오복인간일왈수(五福人間一曰壽)

5복은 인간에 1왈 수니

수강호덕고종명(壽康好德考終命)

수하고 3왈 강령하고 4왈 덕을 좋아하고 5왈 고종명이 제1로 빛나도다

원위석가모니불(願爲釋迦牟尼佛)

원컨대 석가모니불이 되어

천세이천우만륜(千歲二千又萬輪)

천세 2천세하고 또 만세로 수레바퀴처럼 돌아가소서

 

한학자 겸산 선생은 동광보인스님과는 '불교' · '유교' 라는 종교를 초월하여 서로 지음객(知音客)임을 알아보고 수십 년 교류해 오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기원전 2세기경 한자가 전래된 이후 2천여 년 간 한문화가 형성되어 왔다.

 

애초에 문자를 가지지 못한 한민족이 한문화와 함께 전래된 한자의 사용으로 이제까지 구송된 역사·문학을 정착시켰다.

 

처음 한민족은 한자에 대하여 고대 동방에 새로운 광명을 가져온 한족의 찬란한 문화의 상징으로서 애써 배웠다. 한자 한문은 유·불·선 삼교의 경전어(經典語)로서 심오한 교리는 물론 진리 탐구의 매개체가 되었다. 이로써 우리의 선조들은 한자·한문으로 사색하고 글을 쓸 수밖에 없었다.

 

 

이런 한학의 맥을 이어오신 한학자 가운데 한 분이 바로 겸산 선생이다.

 

그는 사서를 비롯해서 많은 경사자집(經史子集)을 국역해 왔으며, 최근에는 ‘예산찬가’라는 제목으로 예산 지방의 명사들의 한문 시문(詩文)을 국역한 것이다.

 

동광보인 스님 팔순 잔치는 조촐했지만, 유불명사(儒佛名師)가 함께 이런저런 한담을 나누면서 제행무상의 세월과 인생을 담론하면서 동광보인 대종사의 만수무강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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