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니어 = 조성윤 기자] 노화의 속도를 늦추고 건강한 삶을 오래 유지하는 생활 습관을 의미하는 저속노화(슬로에이징) 열풍이 거세다. 저속노화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게’ 나이 들면서 ‘오랫동안 건강하게 사는 것’을 의미한다.
흥미로운 점은, 저속노화 열풍은 세대를 막론하고 확산되고 있다. 노화와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되는 MZ세대 사이에서 식후용으로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음료를 먹고, ‘맵고, 달고, 짠’ 편의점 도시락 사이에서 ‘저속노화 도시락’을 먹었다는 인증사진이 올라온다. 젊은 나이부터 웰에이징(well-aging)을 위해 노력해 스스로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려는 목적이다.
이러한 저속노화 열풍은 셀프케어(자기 돌봄) 확장과도 결을 같이 한다.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요구를 스스로 인식하고 관리하는 능력인 셀프케어는 단순한 건강 관리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참여, 정서적 건강 유지, 일상 활동의 독립성까지 포괄한다.
과거 셀프케어의 의미는 스스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자기 계발’과 같은 의미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스스로를 잘 보살피고 돌보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자기 돌봄으로 변모했다. 평생교육 전문 기업 휴넷이 직장인을 대상으로 자기 계발 계획을 조사한 결과 2021년 직장인들의 자기 계발 목표 1위가 ‘건강 관리’인 것은 자기 계발이 더 이상 스펙 쌓기가 아닌,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확보하는 것을 반증한다. 코로나 전(2020년) ‘자격증 취득’과 ‘외국어 습득’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한 것과 대비된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올해 초 저속노화 식단 열풍을 이끈 정희원 교수와의 협업을 통해 저속노화 간편식 5종을 선보였다. 출시 제품은 닭가슴살 잡곡밥 삼각김밥, 렌틸콩 유부초밥&에그 샐러드 등으로, 지난해 9월 처음 개발에 나선 뒤 정 교수의 컨설팅으로 30여 번의 샘플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공을 들인 제품이다.
수면과 경제학의 합성어인 ‘슬리포노믹스’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는 등 숙면을 절실하게 여기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힘입어 숙면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침구뿐 아니라, 잠들기 전 기분을 전환할 수 있는 나이트 리추얼 제품도 속속들이 출시하고 있다.
누구나 쉽게 적은 비용으로 본인의 타고난 유전자를 확인할 수 있는 유전자검사도 셀프케어 열풍에 힘입어 순항 중이다. 유전자검사를 통해 개개인의 유전적 특성을 파악하고, 유전자와 생활 습관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인에게 최적화된 솔루션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손쉬운 유전자검사의 대표주자는 마크로젠의 ‘젠톡(GenTok)’이다. 젠톡은 유전자검사와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검사 기반의 건강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마크로젠의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이다. 비만/탈모/영양소/식습관/운동/수면 패턴/피부 특성 등 국내 최대 129가지 검사 항목 분석 결과를 제공하는 일명 '몸BTI(몸+MBTI)'로 알려지며 MZ세대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유전자검사는 일회성 분석보다는 지속적인 예방 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도구로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 유전자검사 결과, 유전적으로 혈당 조절에 불리한 변이를 보유하고 있다면 그에 맞춘 식단 관리, 운동 계획 등을 통해 혈당 상승 위험을 예방할 수 있다. 유전 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관리법을 조기에 실천하는 것은 발병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진정한 의미의 저속노화를 통한 셀프케어 솔루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