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주류(대표 이재혁)의 클라우드 맥주가 최근 물과 맥아를 함께 발효시키는 ‘노멀그래비티’ 공법으로 미리 물을 넣고 혼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비난이 일고 있다.
클라우드는 출시부터 TV와 지면 광고 등을 통해 “물타지 않았다. 그래서 클라우드를 리얼이라 부른다”는 문구를 내세워 왔다.
하지만 실상을 알고 보면 롯데주류가 주장하는 문구와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맥주는 ‘하이그래비티 공법’과 ‘노멀그래비티 공법’ 두 가지 방식으로 제조된다.
클라우드를 제외한 국내에서 제조되는 대다수의 맥주는 하이그래비티 공법으로 만들어진다.
이 공법의 차이점은 제조 과정에서 물을 언제 넣느냐이다. 노멀그래비티 방식은 처음부터 물과 함께 맥즙이 들어간다. 이에 반해 하이그래비티 공법이란 맥아즙을 몇 배로 만들어 고알코올로 발효시킨 뒤 여과 과정에서 탄산수를 섞어 알코올 도수를 4~5% 수준으로 낮추는 방식이다.
이 방식으로 맥주를 만들면 양조 과정에 필요한 열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가격경쟁력 면에서 도움이 된다. 그런 이유로 하이그래비티 공법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 대형 맥주회사들도 즐겨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맥주 제조공법을 잘 알지 못하는 소비자들은 클라우드만 물을 타지 않았다고 오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롯데주류도 이를 의식한 듯 대형마트와 슈퍼 등에 클라우드 POP 문구는 '물타지 않는 REAL 맥주'에서 '맥즙 발효원액 그대로-물타지 않는 맥주 클라우드'로 수정하라는 공문을 보낸 상태다.
업계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물을 타지 않은 맥주라는 문구를 수정을 권고하자 롯데주류가 서둘러 변경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맥주의 95%가 액체가 차지하는 비율”이라면서 “롯데주류가 공법 차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허위 광고를 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의 반응도 냉랭하다. 한 소비자는 “일반 소비자는 광고 그대로를 받아들이기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충분하다”면서 “롯데주류에 속은 기분”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편, 클라우드는 출시 100일 만에 2700만 병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매출액은 약 8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