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외자 공개 이후 두문불출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그룹 신년하례회에 참석했다. 최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솔직함과 신뢰의 기업문화를 확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SK그룹은 4일 오전 11시30분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신년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최 회장을 비롯 SK그룹 사장단과 임원 500여명이 참석했다. SK그룹 측은 "최 회장의 신년회 참석은 경영에 매진하겠다는 취지다"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3년만에 그룹 총수로서 신년회를 직접 주재하게 됐다. 2013년 1월31일 법정 구속된 최 회장은 구속 직전인 2013년 1월 신년회는 화상 연결을 통해 챙겼다. 구속 이후에는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회장 대신 신년회를 주재해왔다.
최 회장은 혼외자 공개라는 충격 고백 이후, 비난 여론에 휘말려 운신의 폭이 제한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신년회 참석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신년회에도 취재진을 피해 사장단과 임원들이 출입하는 로비가 아닌 비공개 통로를 이용해 식장에 들어갔다.
다음은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신년사 전문이다.
지난해 우리는 그룹 창업 이래 최초로 영업이익 10조원을 경신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마음 한뜻'으로 땀 흘려준 우리 구성원의 덕분이다.
그러나 올해는 국내외 경영환경이 상당히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 우려가 크긴 하지만 SK는 '패기'(일과 싸워 이기는 기질을 뜻하는 SKMS 용어)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낼 것이다. 이를 통해 국가경제에도 기여할 것이다. 저 자신과 모든 CEO들이 앞장서겠다.
아울러 SK는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겠다. 우리는 투자와 고용이 가지는 Impact가 SK 안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협력업체를 포함한 사회 공동체 전체에 긍정적 형태로 나타나도록 하겠다.
SK는 그 동안 우리 사회로부터 많은 관심과 성원을 받으며 성장해 왔다. 이제는 우리가 받은 혜택을 사회에 돌려주고, 보답해야 할 책무가 있다.
이를 위해 위해 세 가지를 당부드린다. 첫째, 혁신을 통해 '따로'를 진화시키고, '또 같이'를 통해 '따로'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개별 회사가 처한 환경과 사업구조 특성에 맞게 경영시스템을 설계하고 한층 업그레이드 하여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 동시에 수펙스추구협의회는 각 사의 경영 인프라 수준을 높임으로써 그룹의 시너지를 강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솔직함과 신뢰의 기업문화를 확산해 나갈 것이다. 서로에게, 그리고 시장에게 솔직할 때 소통의 Cost가 줄어들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게 된다. 비록 시간이 많이 소요되겠지만 반드시 정착, 확산해 나가야 할 기업문화이다.
셋째, 위기 극복의 원동력으로서의 패기를 다시금 강조하고자 한다. 패기를 통해 우리 모두가 한 방향으로 힘을 모아서 그룹의 안정과 성장은 물론, 국가경제 발전도 견인해야 한다. 2016년은 SK그룹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